안녕하세요! H.O.T. 데뷔와 활동을 함께 한 오래된 한국 가요계의 팬입니다. 1990년대부터 쭉 대중가요계를 지켜봐오고 관심을 가져온 저는, 최근 K-POP이 정점으로 주목받는 지금 이 때 염려가 되는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함께 나누어 보고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일부를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어 처음 글을 남겨봅니다.
현재 우리나라 가요 즉 K-POP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풀 패키지 보이밴드로서 K-POP의 위상을 높이고 널리 알려준 방탄소년단(BTS) 덕분에 한국가요 역사상 관심과 주목의 최고점에 올라있습니다.
기본적인 가창력, 춤, 스타성을 갖춘, 우리나라 다수의 아이돌은(물론 모든 아이돌이 그렇지는 않습니다) 기획사에서 각자 일정 기간 연습생으로서 준비한 후에 세련된 곡, 안무, 컨셉트와 만나 고품질의 트렌드를 만듭니다. 그리고 C-POP(중국) 등의 동아시아 문화권이 대부분 K-POP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일부 J-POP 아이돌이 합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최근 BANANA LEMON 등). K-POP을 대놓고 따라가더군요. 특히 일본은 한류 붐 이후 정부 차원에서 학교 방과 후 활동으로 댄스를 추가하며 장기적인 관점으로 육성을 하고 있고,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일본인들 중 일부는 K-POP vs J-POP이라는 타이틀로 J-POP을 홍보하려는 다소 유치하고 악의적인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K-POP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Mnet은 2017 MAMA(Mnet Asian Music Awards)에서 터무니없이 수준 낮은 연출과 무대 장치로 K-POP 아티스트들을 소비하였습니다. 그리고 2018년 Mnet에서 기획할 프로듀스 48(PRODUCE 48) 이라는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일본의 대표적인 걸그룹 AKB48을 초청하고 총괄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에게 상을 주었습니다.
국민이 직접 데뷔 멤버를 선발하는 한국 프로듀스101 시스템과, ‘만나러 갈 수 있는 아이돌’을 컨셉트로 전용 극장에서 상시 라이브 공연을 하는 일본 AKB48 시스템이 결합된 프로젝트 프로그램이라며, J-POP의 AKB48 시스템을 대놓고 홍보해주었습니다. AKB48과 I.O.I의 합동 무대라며 홍보했던 무대는 AKB48을 센터로, 한국의 아이돌들을 양 옆 들러리 댄서로 세우면서 말이죠.
국내 기획사들과 아티스트들이 고군분투하여 발전의 성과를 가져온 이 중요한 시점에서, 일본이 숟가락만 얹도록 도와주려 합니다. 일본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자본과 기획을 힘들여 투자할 필요 없이, 비교적 쉽게 한국 그리고 더 나아가 세계에 일본 아이돌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우리나라 기업이 앞장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미 국내에서도, 일본 K-POP 팬들 사이에서도 K-POP의 질적 저하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J-POP 시스템과 연계되면 전반적인 수준이 하향평준화될 거라는 염려를 하는 거죠.
저는 이미 PRODUCE 101 시즌 1 김소혜, 시즌 2 권현빈 등의 실력이 많이 부족한 연습생이 점차 성장해가는 모습을 응원하고 결국 데뷔하고 꾸준히 인기를 얻으며 활동하는 사례를 보았기 때문에, 더욱 현실적인 염려를 하게 됩니다.
◇ 참고로, 아키모토 야스시는 AKB48, SKE48, SDN48, NMB48, HKT48, 노기자카46, 케야키자카46의 총괄 프로듀서이고 이 프로젝트는 이미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필리핀 등에 해외 자매 그룹이라는 형태로 진출해 있습니다. 그리고 AKB48 등 다수의 멤버들이 2018년에 기획하는 프로듀스 48 오디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바라건대, 모든 K-POP 관계자분들이 당장의 관심과 이익을 염두에 두는 근시안적인 태도를 버리고, 좀 더 멀리 내다보고 책임감과 경각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NCT 베트남 팀’을 만들고 전 세계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V-POP’을 만들겠다고 말했는데, 도대체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인지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소속 아티스트 관리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왜 타국의 문화산업과 경제의 발전을 위하려는 것인지 저는 아직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결국 자국의 문화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기를 바랍니다. 중국에 기술력과 노하우를 전수해주며 협력하다가 중국 엔터테인먼트 시장만 키워주고, K-POP과 비슷하게 수준 높여주어 돌아온 사례를 항상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또한, 해외 진출과 인지도를 쌓는 데 비교적 용이한 한국을 찾는 외국인 아이돌 연습생이 늘었고 이미 데뷔한 아이돌도 많은데, 준비 중이거나 이미 활동 중인 외국인에게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가수임을 인지시키고 기본적인 한국어와 문화 습득을 꾸준히 관리해주어 슈퍼주니어 한경, EXO 크리스, 루한, 타오와 같은 무책임한 이탈 사례가 더는 없도록 지켜보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들의 무책임한 태도에 이용되지 않도록 애초에 영입을 최소화하면 좋겠습니다.)
이제는 반드시 외국인 멤버가 있어야 팔리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방탄소년단이 보여주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7명의 구성원이 전부 한국인이라는 것, 본인들의 생각을 솔직하고 참신한 한국어 가사로 표현하고 작곡, 프로듀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 SNS를 일상적으로 사용하여 친근하다는 것, 잘 짜여진 안무와 칼군무를 보여주는 안무연습 영상 등이 인기 요인이라고 각종 매체에서 공통적으로 분석합니다. 외국인 아이돌 멤버들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 저는 K-POP을 특징짓는 정체성과 K-POP의 방향성은 과연 무엇일까 여러 생각이 듭니다.
끝으로, 우리 K-POP 관련 모든 관계자분들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도 우리나라의 문화산업이 지속적으로 수준 높은 품질을 생산할 수 있도록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가치와 수준을 알아보는 안목과 장기적으로 내다보려는 경각심을 더욱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K-POP을 널리 알리고 있는 실력 있는 한국의 아티스트 분들, 저처럼 한국 가요계의 전망을 염려하고 격려하는 분들을 향하여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심과 애정을 보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