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계약을 휴지로 만드는 이번 사태(라고 쓰고 개삽질이라 읽는다)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CJ는 엔터계열의 대기업일수는 있어도 연예기획사로서는 아직도 멀었구나 하는겁니다.
K-pop의 강점중의 하나가 아티스트와 팬들간의 친밀도임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팬과의 거리를 좁혀 충성도 높은 코어팬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규모를 넓혀 가는..
이러한 밀착도 높은 팬관리 방식은 해외에서도 먹혀, k-pop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된 여러 요소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기획사들은 팬들의 동향에 대해 수시로 살피고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특정 이벤트 혹은 활동계획 등에 대해 반대 의견이 발생한다면, 대부분은 그 계획을 취소하거나,
혹은 취소하지 못하더라도 최대한 납득할 수 있도록 팬 설득에 최선을 다합니다.
뻥 좀 보태서 거의 받들어 모시는 수준입니다.
그러나 CJ는 아닙니다.
물론 현재 아이즈원을 관리하는 매니지먼트가 별도로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사업계획이나 운영은 당연히 CJ가 하고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CJ는 삼성계열에서 분리된, 즉, 태생적으로 대기업으로 시작한 기업계의 금수저라는 거죠.
CJ는 기본적으로 사업측면에서의 기획능력은 매우 우수합니다.
또한 엠넷을 운영하면서 연예계에 대한 노하우와 막강한 영향력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대기업 특유의 오만한 운영관리가 보입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소속사대응을 보면 '도대체 CJ는 팬들을 뭐로 보는 건가?'라는 한탄이 나옵니다.
마치 '씁~ 별거 아닌거 같고 되게 시끄럽네. 다 잘되자고 하는 건데..
까짓 미디어 노출 더하고 홍보에 더 힘쓰면 되겠지. 지들이 어쩔거야?' 라고 외치는 느낌이 듭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지..
어떤 면에선 CJ의 이러한 한계에 대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 막강한 자본과 영향력을 바탕으로 일본처럼 (정확히는 일본 남돌계처럼) 우리나라 연예계를
독식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렇게 만만하게 이루어지진 않을 거 같네요..ㅎ
기획사의 판단미스나 대응오류로 잘나가던 그룹이 한순간에 나가리되었던 사례는 적잖이 있습니다.
향후 소속사대응에 대한 팬심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게 될진 모르겠지만..
쩝.. 애들은 안 다쳤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