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발표된 akb48의 긴급공지를 통해 IZ*ONE 일본 멤버들의 2년반 전임이 확정되었습니다. 그 소식을 보면서 아키모토에 대해서 몇가지 생각을 해보게 되더군요.
이번 결정을 하게 된 배경에는 아마도 며칠 전 불거졌던 BTS 협업 취소의 영향이 있었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즉, 한국 내 자신에 대한 반감이 상당하다는 것을 확인했고, 그로 인해 나름 계획했고 기대했던 IZ*ONE 결성의 효과가 타격을 입지 않을까 우려한 것이 아닐까 추측 해봅니다. IZ*ONE이 한국에서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활동을 해야 하는 하고 더 나아가 잘 된다면 동남아시아는 물론 미국이나 유럽으로의 진출도 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갖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런데 벌써부터 한국 내에서는 겸임 문제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않았을까 싶고, 그렇다면 차라리 아예 완전히 전임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 같습니다. (처음 CJ측과의 협상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처음부터 완전 전임인 조건이었을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입니다.)
아키모토가 이번에 11월28일 발매하는 앨범의 선발인원에 프로듀스48 최종 20인 안에 들었던 8명의 AKB 멤버들을 선택했다는 것은 분명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것이라고 보입니다.
즉,
1. 프로듀스48에서 마지막까지 수고한 8명에게 베푸는 표면적 포상의 의미가 있을 것 같고,
2. 프로듀스48 참가로 인해 발생한 AKB 멤버들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서 수익화하려는 것이기도 할 것이며,
3. 프로듀스48을 진행하며 참가했던 멤버들과 그렇지 않았던 멤버들 사이에 어느 정도 기량의 차이가 나는지를 확인해보는 시험적 단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아키모토는 한국 아이돌이 메이저 리그라면 일본 아이돌은 고교 수준이라고 평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한일간의 아이돌 수준 격차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인식일테고 이번에 발매되는 앨범을 통해 몇달간 한국에서 수련한 멤버들의 발전된 모습을 다른 멤버들에게 보여주며 자극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내심이 깔려 있지 않나 싶습니다.
향후의 행보에 대해서 아키모토가 자신의 생각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전에는 확실한 내심을 알 수 없겠지만 귀동냥으로 들었던 지금까지 그가 일본에서 어떻게 아이돌 사업을 해왔는지에 대한 단편적 지식만으로 추론을 해보자면
1. 그는 AKB48 성장의 한계를 돌파할 출구로 K-POP의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즉, 이번 프로듀스48의 협업을 통해서 그는 한국 아이돌 성장 시스템을 일본에 접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2. 프로듀스48이 진행되던 초반에는 한국내 AKB48에 대한 인지도가 소수였지만 방송이 진행될 수록 그 인지도가 많이 상승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아키모토는 다른 동남아에서처럼 한국에서도 AKB48의 진출이 가능할 것인가를 검토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IZ*ONE 최종 멤버 구성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 한국내 다수 인식은 AKB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더불어 BTS 협업의 어그러짐에서도 드러났던 한국내 일본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의 확인으로도 이미 포기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3. 아키모토는 사업적 목표를 가지고 이번 협업을 했을 것이고 그 효과가 즉시적으로 나타났다고 보여집니다. 일본 멤버들의 쇼륨에 한국인들이 열심히 타워를 올려주고 있다고 하는 소식이 그것을 반증하는 것일테죠. 물론 그것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의문이지만 아키모토 입장에서는 가능한 오래 또는 지속적으로 내지 확장적으로 계속 한국인들의 관심을 가져가고 싶을 것이고 그렇게 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할 것입니다. 그를 위해서 아마도 프로듀스48에 출현했던 일본 멤버들을 보이지 않게 AKB 팀내 주축으로 이끌려 하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4. 향후 아이돌 사업에 있어서 아키모토가 선택할 것으로 보여지는 방향성은 4가지 정도입니다.
- 하나는 기존의 AKB의 주 고객층을 시대에 맞게 젊은 층으로 끌어내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과다한 인원을 줄이고 수준을 높여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만한 투자를 해야하는 데 그런 시스템을 갖추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며 결국 단기적으로 수익의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 또는 프로듀스48에 참여했다가 탈락한 AKB 멤버들을 모아서 한국식 트레이닝을 시켜 데뷔시키는 방법도 있습니다. 과거 IBI나 JBJ 처럼 말이죠. 이런 경우라면 상당히 현실성이 높은 방식일 것 같습니다. 이미 한국식 트레이닝을 경험한 멤버들이기 때문에 좋은 트레이너만 갖춘다면 빠른 시간 안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신 그들이 소속되어 있던 기존 AKB에서의 손실과 참여하지 못한 AKB 멤버들의 상대적 상실감 등이 문제가 되겠죠.
- 아니면 수익성을 위해서 기존의 AKB48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아주 새로운 인물로 한국적 아이돌 트레이닝을 거친 새 아이돌 팀을 구성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어쩌면 이것도 아키모토 입장에서는 시도해볼 수 있는 방식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만 이럴 경우 육성 시스템부터 새로 갖추어야 한다는 부담과 데뷔까지 장시간이 소요된다는 현실적인 단점을 극복해야 할 것입니다.
- 한국과의 협업을 지속할 생각이 있다면 한국을 아이돌 육성 기지로 삼고 일본을 판매처로 하는 전략적 제휴를 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국의 중소 규모 기획사에서 실력있는 아이돌을 육성하면 아키모토가 일본에서의 데뷔와 활동을 지원하는 협업을 하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일본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본인 멤버를 아키모토가 발굴해서 합류시키는 역할 같은 것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아키모토가 더 욕심을 부려서 이것을 중간 과정으로 삼고 한국적 아이돌 육성 시스템을 마스터 한 이후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아이돌을 육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서 거꾸로 한국에 역수출하는 것도 꿈꿀 수 있겠죠.)
문화라는 것은 살아있는 것이기 때문에 고여있으면 발전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결국 쇠퇴하게 됩니다. 현재 일본이 겪고 있는 정치, 경제, 문화, 사회적 고질적 문제는 너무도 변화를 싫어하는 국민성에 기초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반면 우리는 너무도 새로운 것에 집착하고 빠른 변화를 추구하는 사회전반의 흐름으로 인해 역동적이기는 하지만 보존해야 할 것조차 구식으로 치부해서 쉽게 버리고 지나온 것에 대한 쳬계적 정립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도 극명한 차이를 나타내는 한일간의 상황이 서로를 바라보며 자신을 돌아보는 거울로 삼는다면 아주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