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추석입니다. 추석 연휴 계획은 잘 세우고 계신가요?
저는 2018년 상반기부터 가요계뿐만 아니라 연예계의 흐름을 보면서 다소 걱정이 되어 나름대로의 고찰을 해볼까 합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현재 K-POP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풀 패키지 보이밴드로서 K-POP의 위상을 높이고 널리 알려준 방탄소년단(BTS) 덕분에 한국가요 역사상 관심과 주목의 최고점에 올라있습니다. 다음 주에는 UN본부에서 연설까지 합니다.
여러분은 K-POP의 정의와 특성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1) 한국에서 또는 한국의 기획사에 의해서 제작 (2) 한국어로 구성 (3) 한국에서 활동 및 소비, 이 3가지가 충족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가창력, 춤, 스타성을 갖춘 우리나라 다수의 아이돌은(모든 아이돌이 그렇지는 않습니다) 기획사에서 각자 일정 기간 연습생으로서 준비한 후에 세련된 곡, 안무, 컨셉트와 만나 고품질의 트렌드를 만듭니다.
즉 기획사 연습생 육성 시스템, 기본 보컬 및 춤 실력, 군무 퍼포먼스(칼군무), 포인트 안무, 선명하고 다채로운 색상의 MV, 팬 서비스 차원의 안무연습 영상 제작 등 시각적, 청각적 요소를 모두 고려한 것이 특성입니다. 미국 방송에서 방탄소년단 RM이 여러 번 강조했듯이 K-POP은 Total Package라고 정의할 수 있죠. 저는 K-POP을 한류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서 드라마, 영화, 음식 등의 다양한 분야와 동반성장을 해온 한국 문화 영역 중 하나라고 봅니다.
그런데 2018년도에 제가 우려할만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더군요. 중국 자본에 의한 판타지오 사태, PRODUCE48, JYP 박진영 프로듀서의 일본 현지 걸그룹 제작 계획, 빅히트와 아키모토 야스시 프로듀서의 협업 사태.
여러분은 Youtube를 많이 이용하시나요?
최근 C-POP(중국) 등의 동아시아 문화권이 대부분 K-POP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일부 J-POP 아이돌이 합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E-girls, Fairies, Faky, Pink Cres, Banana Lemon 등. AKB48의 신곡 Teacher Teacher 안무를 한국의 박준희 안무가에게 맡기고, Hey! Say! JUMP의 Banger night 안무에 손성득 안무가를 섭외하였습니다.
특히 일본은 한류 붐 이후 정부 차원에서 학교 방과 후 활동으로 댄스를 추가하며 장기적인 관점으로 육성하고 있고,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일본인들 중 일부는 K-POP vs J-POP이라는 타이틀로 K-POP을 찾고 구독하는 해외의 팬들에게 J-POP을 홍보하려는 다소 유치하고 악의적인 영상을 꾸준히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PRODUCE48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일본 아이돌 AKB48 그룹의 실력부족을 문화차이로 포장하고 그들의 부족한 실력이 드러나지 않도록 편집하였습니다. 또 이미 데뷔한 지 꽤 되어 많은 자료가 있다는 점, 프로그램 방송 중에도 끊임없이 쇼룸이라는 인터넷 개인방송을 이용하였다는 점은 불공정한 경쟁임을 증명합니다.
또, JYP 박진영 프로듀서는 ‘전원이 일본인 멤버로 구성된 걸그룹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그는 ‘1단계의 K팝은 한국 컨텐츠를 해외로 수출하는 것이었고 2단계는 해외 인재를 발굴해 한국 아티스트들과 혼합하는 것이었다면, 다음 단계는 해외에서 직접 인재를 육성 및 프로듀싱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제가 K-POP의 가치 중 크게 보는 장점은, 세계 팬들이 K-POP 아이돌을 통해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게 되고 긍정적으로 보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전원 일본인 멤버를 구성하여 일본에서 활동한다는 것이 반갑지 않습니다. JYP 트레이닝으로 K-POP 아이돌 만큼의 역량을 가지고 활동할 거고 분명 해외 팬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그 때는 과연 해외 팬들이 J-POP 아이돌을 통해 한국이라는 나라에 관심을 가질까요, 일본에 관심을 가지게 될까요?
또한 결국 일본 연예계 내에서도 저러한 성공을 보면서 경각심을 가지고 비슷한 트레이닝 시스템을 마련해갈 겁니다. 시간이 걸릴지언정 세대가 지나면 그럴 수 있습니다. 중국이 지금 그러한 시기를 거치고 있죠. 이미 연습생 시스템이 흘러가 과도기를 겪고 있습니다.
결국 일본 내 기획사에서 자생적으로 K-POP 아이돌 제작과 유사한 기획력을 갖추는 순간 K-POP은 J-POP 시장과 파이를 나누어야 할 겁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서 일본에서 자연스럽게 그걸 따라갈 수도 있고 그럴 텐데 왜 우리가 나서서 굳이 그 시기를 단축하려는 건지 답답합니다.
국내 여러 기획사들과 아티스트들이 고군분투하여 발전의 성과를 가져온 이 중요한 시점에서, 일본이 숟가락만 얹도록 도와주려 합니다. 일본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자본과 기획을 힘들여 투자할 필요 없이, 비교적 쉽게 한국 그리고 더 나아가 세계에 일본 아이돌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우리나라 기업이 앞장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바라건대, 모든 K-POP 관계자분들이 당장의 관심과 이익을 염두에 두는 근시안적인 태도를 버리고, 좀 더 멀리 내다보고 책임감과 경각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결국 자국의 문화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기를 바랍니다. 중국에 기술력과 노하우를 전수해주며 협력하다가 중국 산업만 키워주고 따라잡힌 사례를 항상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또한, 이제는 반드시 외국인 멤버가 있어야 통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방탄소년단이 보여주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7명의 구성원이 전부 한국인이라는 것, 본인들의 생각을 솔직하고 참신한 한국어 가사로 표현하고 작곡, 프로듀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 SNS를 일상적으로 사용하여 친근하다는 것, 잘 짜여진 안무와 칼군무를 보여주는 안무연습 영상 등이 인기 요인이라고 각종 매체에서 공통적으로 분석합니다.
우려할만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 요즘, 저는 K-POP을 특징짓는 정체성과 K-POP의 방향성은 과연 무엇일까 여러 생각이 듭니다.
끝으로, 우리 K-POP 관련 모든 관계자분들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도 우리나라의 문화산업이 지속적으로 수준 높은 품질을 생산할 수 있도록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가치와 수준을 알아보는 안목과 장기적으로 내다보려는 경각심을 더욱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K-POP을 널리 알리고 있는 실력 있는 한국의 아티스트 분들, 저처럼 한국 가요계의 전망을 염려하고 격려하는 분들을 향하여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심과 애정을 보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댓글로 여러 의견을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매너 있는 의견 공유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