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레드벨벳이 1일 북한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 공연에 올라서 북한에선 낯선곡 ‘빨간맛’과 ‘배드 보이’를 불렀다. 2003년 그룹 신화가 방북했을 때 북측 관객들이 눈에서 레이저를 쏘면서 무반응이었다고 전했다. 그래서 북측 관객들이 이번에도 아이돌 공연을 낯설 게 받아들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공연이 끝나고 만난 레드벨벳을 통해 들었던 현장 분위기는 예상과는 사뭇 달랐다.
“관객들이 생각보다 박수를 크게 쳐주셨어요. YB 선배님들 공연을 지켜보면서 기다렸는데 노래를 따라 불러주셔서 긴장이 풀렸어요.”(예리) “극과 극의 반응을 생각했어요. 반응이 없어도 노래를 들려드리러 온 거니까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었어요. 영광스러운 자리니까. 생각보다 호응이 좋았어요.”(웬디) “관객들이 다들 입가에 미소를 지으시더라고요. 그래서 힘을 받아서 했어요. 진짜 이번 공연을 계기로 교류를 많이 하고요. 저희 노래도 많이 알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슬기) “숨이 차 하니까 웃으시면서 박수를 쳐주셨어요. 관객들 얼굴도 잘 보였어요.” (아이린)
레드벨벳은 두 노래 중간에 관객들에게 소감을 전했다.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어서 영광이고요. 이 무대를 계기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더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어요. 레드벨벳의 팀 이름도 설명했어요.” 레드벨벳의 ‘레드’는 강렬한 색상을 뜻하고 ‘벨벳’은 부드러움을 의미한다. 강렬함과 부드러움이 함께 있다는 뜻이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이날 깜짝 등장해서 공연을 보고 있었다. 레드벨벳은 공연 전에 김 위원장이 왔다는 사실을 사전에 전해 들었다고 한다. “어디계시지 하면서 둘러봤는데 다른 관객들이 너무 많이 오셔서 (못 봤어요).” (슬기)
두 곡의 반응이 어떻게 달랐을지 궁금했다. 레드벨벳은 서울에서 공연을 하는 것처럼 평양에서 똑같은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조이가 평양 공연에 불참하면서 4인조로 곡을 바꾼 것 말고는 다른 변화는 없었다고 한다. “‘빨간맛’은 신난다는 느낌이 나는데 ‘배드 보이’는 많이 접해보지 않은 스타일이어서 그러신지 좀 더 집중해서 들으시려고 하셨어요.”(웬디) “아무래도 레드벨벳을 알린 곡인 ‘빨간맛’이라고 생각했고 ‘배드 보이’는 저희 최신곡이라서 선곡으로 저희가 제출했죠.”(예리)
레드벨벳은 마지막으로 입을 모아서 말했다. “앞으로도 남북교류를 위한 무대가 오늘처럼 마련이 된다면 계속 참여하고 싶어요.”(아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