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entertain.naver.com/ranking/read?oid=312&aid=0000588051
국내 힙합의 흐름은 미국과 다르다. 1세대 유학생과 미군들이 1980년대 후반부터 전파한 국내 힙합 문화는 아웃사이더가 아니라 문화 상류층이 주도했다. 태평양을 사이에 둔 두 나라 힙합의 갈래는 달랐지만, 남성성이란 목적지는 동일했다.
유명 힙합 가수의 대부분이 남성인데다 '국내 힙합 1세대'로 불리는 래퍼도 남성이라 '힙합=남성'으로 굳어졌다. '쇼미더머니'나 '고등래퍼' 같은 랩 서바이벌을 봐도 대다수가 남성 지원자다. 여성이 생산의 주체가 아닌 소비의 객체로 다뤄지자 힙합의 저변은 침식됐다.
그들만의 리그가 되버리니 대중적인 것과 점점 멀어진 것. 가사의 대분이 욕설이고 돈과 이성과의 성적 교감을 원하기 때문에 편하게 들을 수 없다. 폭력적이고 센 음악적 요소를 제외하고도 마약, 음주, 사생활 폭로 등 사건 사고에서 접하니 래퍼는 비호감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힙합이라는 문화씬의 유리천장에 금을 낸 건 이영지다. 2019년 10대 래퍼들의 서바이벌 '고등래퍼3'에 출연한 단숨에 눈을 사로잡았다. 랩을 시작한 지 6개월이 됐다던 병아리 래퍼 이영지. 건강한 정신과 건강함이 깃든 메시지를 전달하는 랩을 하는 '재능 있는' 고1 여고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