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복면가왕’(The Masked Singer)이 베일을 벗었다. 미국 폭스 채널은 3일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더 마스크 싱어’의 예고편을 공개했다.
그야말로 ‘할리우드급’ 마스크 제작 솜씨에 대한 놀라움과 디테일한 연출까지 오리지널 프로그램인 MBC ‘복면가왕’을 본뜬 프로그램이 미국 시장에 등장하게 됐다는 뿌듯함이다. 한류(韓流) 예능이 이제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를 조준하고 있다.
미국에서 리메이크된 첫 한국 예능은 tvN ‘꽃보다 할배’였다. 미국 NBC에서 ‘베터 레이트 댄 네버(Better Late Than Never·왼쪽)’라는 이름으로 리메이크했다. 황혼기에 접어든 왕년 스타들이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버킷 리스트를 완성해가는 이 프로그램에는 ‘스타트렉’ 시리즈에서 커크 선장으로 나온 윌리엄 샤트너, 복싱 헤비급 전 챔피언 조지 포먼, 헨리 윙클러, 테리 브래드쇼 등 쟁쟁한 이들이 참여했다. 2016년 처음 방송된 후 올해 초 시즌2까지 제작됐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포맷 수출… 동서양 경계 허무는 열쇠= 일본, 중국을 넘어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 예능은 다양한 형식으로 변주되고 있다. 국내에서 방송된 원작에 자막을 입혀 송출하는 경우도 있고 자국 출연진을 내세워 리메이크하기도 한다.
김성주의 역할은 가수 머라이어 캐리의 남편으로도 유명한 가수 겸 방송인 닉 캐넌이 맡고, 연예인 패널로는 니콜 셰르징거, 로빈 시크와 한국계 배우 켄 정 등 내로라하는 이들이 참여한다. 아직은 정체를 밝힐 수 없는 복면 가수들의 면면 또한 미국을 넘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이들로 채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MBC 권석 예능본부장은 “미국 제작사 관계자들이 한국의 녹화 현장을 참관한 후 연출진에게 제작기법을 전수받았고, 미국 녹화 현장에도 ‘복면가왕’ 연출, 작가진이 초청받아 방문했다”며 “만국공통어인 음악을 이용한 ‘복면가왕’의 포맷은 언어와 문화장벽을 극복하는 좋은 방법이었다”고 전했다.
지난 5월 영화 ‘데드풀2’의 개봉을 앞두고 내한한 할리우드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가 ‘복면가왕’에 출연한 것 역시 이 프로그램이 미국에서 리메이크 중인 영향력 큰 예능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그의 출연 소식은 미국 할리우드 리포터, 투데이닷컴 등을 통해 재차 보도되며 ‘복면가왕’의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권 본부장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탄생한 다양한 형식의 음악 프로그램들과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K-팝을 잘 접목시킨다면 우리나라도 포맷 저작권 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