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의 “Love Yourself: Tear”
자신감 넘치게 장르를 넘나드는 케이팝 앨범
미국을 개척한 “MIC Drop”의 성공 이후로 일곱 명의 한국인 보이그룹이 내놓은 최신작
2017년, 방탄소년단은 스티브 아오키와 디자이너가 피쳐링한 “MIC Drop” 리믹스로 미국의 차트 40위권을 깨며, 그 어느 케이팝 그룹도 가지 못한 길을 대담하게 걸어갔다. Love Yourself : Tear는 이 미국을 개척한 성공 이후로 일곱 명의 한국인 보이그룹이 내놓은 첫 번째 앨범이다(4월의 Face Yourself는 일본 시장을 위해 이미 발매된 노래들을 리패키징한 정도의 앨범이다).
하지만 바다를 건너왔다고 해서, 방탄소년단의 DNA가 변하지는 않았다. 이 소년들은 여전히 자신감 넘치게 장르를 넘나든다. 설득력 있게 숨소리 섞인 6/8박자의 R&B 발라드(“Intro: Singularity”), 전율이 느껴지는 Chainsomokers의 일렉트로닉 팝 풍의 노래(“Magic Shop”), 하우스가 가미되어 정신을 쏙 놓게 만드는 트랙(“So What”), 무거운 Fetty Wep 이미테이션(“Anpanman”) 등의 트랙을 찾아볼 수 있다. 방탄소년단은 90년대 후반에서 20년대 초반의 힙합 클래식에 경의를 표할 때 특히 능숙하다. Lil Kim의 클래식 “Crush on You”의 울림이 “Love Maze”를 흐르고, Camila Cabello의 1위 히트곡 “Habana”와 여타 미국 히트곡들을 작곡한 Ali Tamponsi와 공동작곡한 “Airplain Pt.2”는 50 Cent의 “P.I.M.P.”의 호화로운 스웨거를 되살렸다.
앨범 전반에서 방탄소년단의 멤버들은 강렬하게, 또 멜리즈마(Melisma; 한 단어, 음절도 여러 음을 내는 성악/노래 기법)로 노래하며, 그들의 노력과 중압감이 느껴지는 톤으로 랩핑하며 선율적 진실성을 높였다. 방탄소년단은 마치 유행에서 한 번도 관심을 놓지 않은 것만 같다. 미국의 현 메인스트림 팝 시장이 갖고 있는 권태감과 우울감에 대한 집착과 비교해 보면(포스트 말론을 보라) 이 앨범이 주는 전반적인 느낌은 충격적일 정도이다. 그러나 방탄소년단 역시 슬픔을 반추할 수 있음이 명확하다: 타이틀 “Fake Love”는 불안의 동요가 이끄는, 아레나 무대에 적합한 랩-락이다. 올바른 세상이라면, 이 노래는 리믹스 없이 HOT100 차트 탑 40에 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