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게 정치적 이슈에 연루된 배우 하지원(38)이 직접 심경을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길라임’ 가명 사용 논란과 본인이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데 대해 입을 열었다.
하지원은 1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목숨 건 연애’ 제작보고회에서 길라임 이슈 관련 질문을 받고 “저도 그날 저녁을 먹으면서 JTBC ‘뉴스룸’을 보고 있었는데 길라임이라는 이름이 언급된 걸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길라임은 하지원이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2010)에서 연기한 배역 이름이다. 박 대통령이 과거 한 병원의 VIP 시설을 이용하면서 이를 가명으로 썼다는 사실이 16일 JTBC 보도를 통해 알려진 뒤 온갖 조롱의 대상이 됐다. 길라임이 이날 하루 종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면서 해당 드라마와 하지원도 덩달아 거론됐다.
하지원은 “지금까지도 많은 분들이 길라임이라는 캐릭터를 사랑해주시는데 나 역시 굉장히 좋아하고 너무 사랑하는 캐릭터”라며 “개봉을 앞둔 ‘목숨 건 연애’의 한제인(하지원의 극 중 이름)도 길라임 이상으로 사랑스러운 캐릭터니까 많이 기대해 달라”고 에둘러 답했다. 그러면서 “한제인은 쓰지 마세요”라고 위트 있는 말을 덧붙였다.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을 한 문화예술인’이라는 명목으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에 대해서는 “슬픈 일”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명단에 올랐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고 입을 뗀 하지원은 “배우 하지원을 떠나서,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에 좋은 일이 있으면 기뻐하고 슬픈 일이 있으면 함께 슬퍼한다. 많은 분들의 마음에 슬픔이 크실 텐데 저 역시 큰 슬픔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날 행사 사회를 맡아 하지원에게 관련 질문을 건넨 방송인 김태진은 “저도 이러려고 ‘목숨 건 연애’ 제작보고회 사회를 본 게 아닌데 자괴감이 든다”고 말해 쓴웃음을 자아냈다.
‘목숨 건 연애’는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은 연쇄살인사건을 둘러싼 세 남녀의 아찔하고 달콤한 비공식수사를 그렸다. 연쇄살인사건과 로맨스를 결합해 독특한 장르적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극 중 하지원은 베스트셀러를 꿈꾸는 추리소설 작가 한제인 역을 맡았다. 그만을 바라보는 순정파 지구대 순경 설록환 역은 천정명, 미스터리한 매력을 풍기는 제이슨 역은 진백림이 각각 소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