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의 산업화된 대중문화는 질적인 차이를 양적인 차이로, 인간적인 것을 사물적인 것으로, 같지 않은 것을 같은 것으로 환원시키는 사물화된 의식을 조장하고 숙명론과 무력감을 심어준다. 또한 이로 인해 현대 독점자본주의 체제가 유지되고 재생산된다. 사물화된 세계에서 대중은 깊은 무력감과 소외를 경험하지만 대중문화가 제공하는 환상 속으로 도피하면서 그러한 모순을 깨닫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대중문화는 사회 전체를 유지하는 일종의 사회적 시멘트 역할을 하게 된다. 결국 이윤을 위해 조작된 허위적 욕구의 산물인 대중문화의 텍스트와 실천행위들은 대중적 환상의 형태로 나타나, 대중의 환상을 실재화하여 대중의 의식에 영향력을 미친다.(이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