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음악 외면 '보수성 여전'... 브루노 마스 3대 본상 등 7관왕이미지 원본보기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제60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미국의 팝가수 케샤(가운데)가 신디 로퍼, 카밀라 카베요, 안드라 데이, 줄리아 마이클스와 함께 노래 ‘프레잉’을 열창하고 있다. 뉴욕= AP 연합뉴스“당신이 평화를 찾길 바라.” 28일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제60회 그래미어워즈. 미국 가수 케샤의 무대에 신디 로퍼를 비롯해 안드라 데이, 카밀라 카베요 등 동료 여성 음악인들이 흰색 옷을 맞춰 입고 함께 올라 케샤의 노래 ‘프레잉’을 합창했다. ‘프레잉’은 케샤의 시련이 담긴 발라드 곡이다. 케샤가 음악 프로듀서인 닥터 루크에게서 성폭행을 당했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진 뒤 상처를 딛고 일어서겠다는 내용을 녹여 지난해 8월 내놓은 노래다. 케샤는 노래를 마친 뒤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동료 여성 음악인들이 건넨 연대와 위로의 손길에 감정이 뜨겁게 달아오른 눈치였다. 로퍼 등 동료들이 울컥한 케샤를 꼭 껴안았다. 객석에서는 기립박수가 터졌다. 또 다른 미국 가수 핑크는 맨발로 무대에 올라 여성에 대한 폭력에 맞서는 강한 의지를 담은 ‘와일드 허츠 캔트 비 브로큰’을 호소하듯 불러 시청자를 뭉클하게 했다.
비 영어권, 흑인 음악에 인색 여전
그래미는 흑인 래퍼들의 힙합 음악에 여전히 인색했다. 제이 지와 켄드릭 라마는 새 앨범이 여러 평단의 극찬을 받았지만 ‘올해의 앨범’ 등 본상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흑인보다 백인 심사위원이 많은 그래미의 보수성 탓이다. 영어권 밖 음악에 대한 냉대도 계속됐다.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라틴팝 ‘데스파시토’의 주인공 루이스 폰시는 무관에 그치며 외면 받았다.
상 몰아주기도 계속돼 시상식의 흥미는 반감됐다. 미국 가수 브루노 마스는 3대 본상인 ‘올해의 앨범’과 ’올해의 레코드’(앨범 ‘24K 매직’)를 비롯해 ‘올해의 노래’(‘댓츠 왓 아이 라이크’)를 휩쓸며 7관왕에 올랐다. 그래미는 지난해 영국 가수 아델에 3대 본상을 몰아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