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젠틀맨'은 빌보드 메인 차트에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싸이(본명 박재상·36·사진)의 미국 활동 반경은 꾸준히 넓어지고 있다. 싸이가 신곡을 내놓고 본격 프로모션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 지 한 달, 싸이의 일상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강남스타일'의 세계적 인기에 이어 '젠틀맨'까지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싸이의 미국 활동은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지경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음악'으로 미국 차트에 깃발을 아직 꽂지 못했지만, '이미지'는 어느 톱스타 못지않게 분주히 소비되고 있다.

 

 

 

 

빌보드 순위는 지난 4월 12일 '젠틀맨' 첫 공개 직후 메인 차트인 '핫 100'에서 12위를 찍은 뒤 5위까지 올라섰으나, 그 다음부터 26위, 33위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미국의 강세 음악인 블루스나 컨트리가 아닌, 유럽에서 먹힐 만한 테크노 댄스를 차용한 것이 아직까지 미국인의 음악 취향에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음악 자체를 제외한 싸이의 '이미지 소비'는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폭넓게 이뤄지고 있다.

무엇보다 싸이를 세계적 스타로 이끈 '말춤'이 유튜브에서 '시건방춤'으로 재순환되며 그의 코믹 이미지가 하나의 브랜드처럼 소비되고 있는 것. '젠틀맨'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최단 기간 3억 뷰를 달성했다. 유튜브를 지배한 사나이의 세계적 프로모션은 올해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지난 3일 뉴욕 록펠러센터에서 열린 유력 방송사 NBC TV '투데이쇼' 무대와 6일 ABC 유명 토크쇼 '라이브 위드 켈리 앤드 마이클'에 출연했고, 9일 하버드대 '사이강당'에선 특별 강연도 펼쳤다. 1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12' 피날레 방송의 축하 무대에서도 그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6월 7일엔 러시아에서 열리는 'MUZ-TV 뮤직 어워드'에 참석해 '젠틀맨' 무대를 소화한다.

그의 이미지에 대한 소비는 무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무대가 아닌 곳에서도 미국 유명 톱스타들이 '그'를 만나거나 비난하는 등 관심의 중심에서 함께하려는 움직임이 거세게 이어지고 있기 때문. 싸이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패션 행사에서 만난 비욘세와 귀네스 팰트로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한 것은 그의 '현재 이미지 파워'를 드러내는 단적인 증거인 셈이다. 반면, 펑크록 밴드 그린데이의 보컬 빌리 조 암스트롱은 싸이를 '음악계의 헤르페스(성병)'로 규정한 뒤 "사라졌다고 생각해도 다시 돌아온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싸이의 하루하루는 대중문화계의 중심인 미국 방송에 특히 집중돼 있다. 그를 찾는 방송사들이 워낙 많다 보니, 하루에 평균 10개의 라디오 출연과 인터뷰가 잡혀있다고 한다.

싸이 관계자는 "일단 중요한 스케줄은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에 전달되지만, 아주 작은 미국 내 방송 스케줄까지 체크하긴 어렵다"며 "지금 미국 프로모션을 위해 뛰고 있는 방송 스케줄은 하루 평균 10회 이상"이라고 전했다. 싸이가 이 빠듯한 스케줄을 모두 소화한 뒤 가지는 수면 시간은 3시간도 채 안 된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국내 활동 때도 싸이는 평균 3, 4시간만 잘 정도로 잠에 대한 욕심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싸이는 현재 프로모션 활동과 더불어, 여름에 선보일 새 음반 작업도 병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한 미국 온라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의 데뷔 음반이 될 것"이라며 "이 음반에는 많은 컬래버레이션(협업)을 생각 중이다. 곡을 만든 후 누군가를 상상하게 된다면 그 사람에게 직접 제안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