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K팝팬 "에티오피아의 SMㆍYG 만들겁니다"
20대 청년, 안정적인 직장 그만두고 엔터테인먼트사 차려
이달 초부터 K팝
소개 프로그램 제작해 현지서 방송
(잔지바르<탄자니아>=연합뉴스) 김수진 특파원 = "한국의 에스엠이나 와이지와 같은
엔터테인먼트사로 키울 겁니다. 우리가 직접 양성한아티스트를 통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음악을 만들고 싶습니다."
에티오피아의 신생
연예기획사 MOM(Moment of Music) 엔터테인먼트 대표 케디르 누레딘(24)은 30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수준급 한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에티오피아에 진출한 국내 의류제조업체에서 2년간 매니저로 근무한 그는 지난 6월 사표를 내고
가수 라헬 길마(32) 등 평소 뜻을 함께하던 친구들과 MOM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MOM 엔터테인먼트의 첫 작품은 바로 한국
대중가요와 연예계 소식 등을 소개하는 방송 프로그램 '안녕 Abyssinia'. 지난 1일부터 매주 금요일 에티오피아 케이블 채널
나후(nahoo) TV를 통해 1시간씩 방송되고 있다. 지금까지 네 차례에 걸쳐 전파를 타는 동안 투애니원의 멤버 공민지 탈퇴, 포미닛 해체,
빅뱅의 데뷔 10주년 소식 등을 전했다.
회원 수 1만2천여 명의 '에티오피아 한국 팬클럽(KOREAN FANCLUB IN
ETHIOPIA)' 회장이기도 한 그는 "에티오피아에서 K팝 팬을 더 늘리고 한국 문화를 홍보하고 싶어 이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티오피아와 한국 문화 교류에 관심이 많다"며 "프로그램 이름을 한국어 '안녕'과 암하릭어 'Abyssinia'를 합쳐
지은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Abyssinia는 에티오피아의 옛 이름이다.
누레딘은 기획부터 제작, 진행까지 도맡은
이 프로그램에 모든 열정을 쏟아 붓고 있다. 그는 "한국방송의 '뮤직뱅크'나 '불후의 명곡',아리랑 TV의 '팝스 인서울'과 같은 프로그램을
롤모델로 삼고 공부한다"고 말했다.
그의 노력 덕분에 프로그램은 시작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누레딘은 "방송이 나갈 때마다
방송국으로 전화가 많이 온다"며 "내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거나 다음번에 특정 가수의 뮤직비디오를 소개해 달라는 요청 등이 대부분이고, 한국
음식이나 패션에 대해 다뤄달라는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 정도에서 만족하지 않는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누레딘은 "안녕 Abyssinia가 더 널리 알려져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아프리카에서 K팝의 영향력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규모의 K팝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 프로그램을 통해 얻는 수익이 없어도
일을 계속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누레딘은 "K팝 등 한국 문화에 관심을 두게 되면서 배운 게 많고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됐다"면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에서도 안녕 Abyssinia를 찾을 수 있는 만큼 한국인들도 많은 응원을 보내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gogo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