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연예 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요즘 예민하다.
특히 빅뱅의 군 입대 얘기에는 ‘정색’까지 하고 나선다. ‘과잉보호’ 같아 보이지만 속사정을 알면 납득할 수밖에 없다. YG의 최대 매출원인 빅뱅이 곧 자리를 비운다.
이에 빅뱅의 군 입대 소식에 YG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YG는 지난 1일 한 매체를 통해 전해진 “빅뱅 멤버들이 맏형 탑의 입대 날짜가 지정되면 비슷한 시기에 동반 입대를 고민하고 있다”라는 소식에 ‘법적 대응’까지 언급하며 날을 세웠다.
그도 그럴 것이 YG는 10년 동안 빅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빅뱅이 그만큼의 역할을 해준 것은 맞지만, 빅뱅의 부재 상황에 대한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 느낌이다.
최근 공민지가 탈퇴한 걸그룹 투애니원(2NE1)은 박봄의 논란으로 여전히 부정적 시선에 사로잡힌 상태다. 야심차게 키운 위너와 아이콘은 여전히 궤도 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예고했던 걸그룹이 드디어 데뷔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그만큼 YG의 아티스트들은 편차가 크다. YG와 함께 ‘공룡’으로 꼽히는 SM엔터테인먼트 역시 엑소라는 확실한 카드를 지고 있지만 SM은 엑소만 가진 게 아니다. 동방신기에 이어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에프엑스, 레드벨벳을 순차적으로 키워냈고, 최근에는 NCT를 론칭해 공을 들이고 있다. 이는 엑소 없는 SM과 빅뱅 없는 YG가 비교 선상에 있을 수 없는 이유다.
물론 YG 대표 프로듀서 양현석이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이하 K팝스타)를 통해 수급해 온 악동뮤지션, 이하이 등이 선전 중이다. 에픽하이 등도 나름 다양성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그러나 이들은 ‘YG산’이라고 보기에는 애매한 면이 있다.
이런 불안 요소들은 최근 YG의 행보에서도 눈치 챌 수 있는 내용이다. YG는 최근 중국 기업과 100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액수가 걸린 협약식을 맺었다. 중국 엔터계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빅뱅이 있기 때문에 성사된 투자다.
이 과정에서 양현석과 양민석 YG 대표는 가진 지분을 내어주고 350억 가량을 현금화했다. 분석된 자료에 따르면 양현석과 양민석 YG 대표가 가진 지분은 21%로 전체적인 지분 구조는 LVMH(10%), 웨잉(8%), 텐센트(5%)로 조정됐다. 국내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빅뱅이 없는 상황에 대한 안전장치로 해석하고 있다.
빅뱅의 부재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티 나는 행보는 최근 공격적으로 영입하고 있는 ‘톱 배우’들의 면면만 봐도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다.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서의 가치를 끌어 올렸지만 실속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들과 체결한 계약의 조건들이 상세히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모셔오기’ 식의 계약이 YG에 유리하게 작용할 리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빅뱅의 부재에 대한 준비라고 보기에는 늦은 감이 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빅뱅의 ‘후발주자’를 키워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크다. YG가 빅뱅 없는 시간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지에 업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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