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그런 서바이벌을 싫어하는데~ 막상 서바이벌을 거쳐 나온 애들을 보면 그냥 연습생만 하다 나오는것 보다 경험치를 더 먹고 데뷔하게 되는것 같아요. 데뷔 이후 겪을 문제들을 미리 겪고 해결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한 그룹을 구성하는 완성도는 모르겠지만 개인의 완성도를 높히는데는 작게나마 도움이 되는 것 같긴 하더라고요.
다른 기획사들 입장에서 트와이스나 아이오아이 보니까 딱 답이 나오는거죠. 식스틴과 프로듀스 101. 둘다 단순한 서바이벌이라기 보다는 시청자가 직접 참여하고, 직접 투표해서 뽑는 내가 만들어가는 시스템이죠. 그리고, 엠넷이 이런저런 비판을 받기는 해도, 전통있는 케이블 음방답게, 그런 스토리 뽑아내는 건 기가 막히게 하는 솜씨도 있구요.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감정 이입의 깊이가 다른 겁니다. 마치 내가 프린세스 메이커라는 게임을 해서 결과물을 탄생시킨거같은. 마치 내가 키운 다마고찌를 보는듯한 기분. 당연히 처음부터 지지가 열렬할 수밖에 없습니다. 곡이 좀 별로여도 그 애들에 대한 애정이 있다보니 중박은 하는 거고, 만약 곡이 괜찮다면 대중의 반응은 폭발적이겠죠. 불쌍한 건 중소기획사들이죠. 돈이 없으면 이런 기획은 꿈도 꾸지 못할테고, 처음부터 불리한 출발을 해야 하는 거죠.
저는 SM이나 YG가 여기에 어떤 식으로 대응하는 지가 궁금하네요. 이 두회사는 상대적으로 자신들만의 연습생 선발시스템이 따로 있어서, 한편으로는 저런 방식에 대해서 해보고 싶은 유혹이 들겠지만, 결국은 자기들의 방식을 고집할텐데요. 만약 그렇다면 향후 아이돌 시장에서는 지금보다는 다소 고전할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룹이 탄생하는 과정을 함께 지켜보며 공유하고, 자신이 호감을 가진 아이가 데뷔하게 되면, 그것을 응원해주고 싶다는 대중의 마음을 얻고 시작하는 그룹과 그냥 어느날 갑자기 음악방송에서 데뷔하는 그룹은 천지차이일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