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터질 것이 터지고야 말았다. 지난 2009년 데뷔해 7년 동안 가요계를 주름잡았던 5인조 걸그룹 포미닛(남지현, 허가윤, 전지윤, 김현아, 권소현)이 해체의 문턱에 서게 됐다.
포미닛은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상징이자 역사, 그리고 뿌리와 같은 그룹이다. 홍승성 회장의 큐브엔터테인먼트가 첫 배출한 아이돌이 바로 포미닛이고, 7년 동안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해냈기에 비스트, 비투비, 씨엘씨 등이 안정적으로 데뷔하고 활동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런 상징적인 존재인 포미닛이 해체라는 갈림길에 섰다. 스포츠월드 취재 결과, 큐브 측은 현아와는 재계약을 채결했지만, 나머지 멤버 4인과는 재계약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들의 계약만료는 6월 말. 계약종료까지 약 보름여 기간이 남았다. 그동안 큐브 측과 멤버 4인은 계속해서 만남을 가지며 재계약을 논의했지만, 결국 각자의 길을 가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큐브가 매몰차게 이들을 내친 게 아니다. 더더욱 큐브의 홍승성 회장은 자신이 만든 포미닛을 갈라놓고 싶어 하는 사람이 아니다. 최근 비스트 장현승의 탈퇴만 보더라도, 어떻게 보면 간단할 수 있는 문제를 길고 긴 기간 동안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설득하고 이해시키며 어렵게 도출해낸 결과다. 그만큼 홍승성 회장의 큐브는 사람 귀한 줄 알고 끈끈한 정을 앞세우는, 진정으로 아티스트를 존중할 줄 아는 곳이었다.
하지만 왜 포미닛은 해체의 기로에 섰을까. 그 해답은 바로 IHQ에 있다. IHQ는 지난 2013년 큐브엔터테인먼트 지분 50%를 165억원에 인수했다. 홍승성 회장의 지분 28%는 그대로 유지했지만, 의결권은 큐브가 아닌 IHQ에 있다. 때문에 큐브는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IHQ의 승인을 받아야 했고, 소속 아티스트의 활동과 재계약에 관한 부분은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포미닛의 부진도 해체의 한 몫을 했다. 포미닛은 2009년 데뷔 이후 ‘뮤직’, ‘거울아 거울아’, ‘이름이 뭐예요?’, ‘볼륨업’ 등 새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걸크러쉬의 대표 주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최근 들어 포미닛은 발표하는 앨범마다 부진을 겪었고, 결정적으로 지난 2월 발매한 미니 7집 ‘싫어’가 큰 반향을 끌지 못해 위기설이 대두됐다.
결국 포미닛은 IHQ에게 돈이 안 되는 그룹으로 낙인 찍혔고, ‘음악성’보다 ‘매출’이 더 큰 기준이 되면서 큐브에 필요 없는 그룹으로 전락하게 됐다. 그나마 솔로 아티스트로 성공가도를 걷고 있는 현아는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나머지 4인방의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결국 포미닛은 해체의 기로에 서게 된 것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남지현, 허가윤, 전지윤, 권소현은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치 않고 큐브와의 재계약에 희망을 가졌다고. 하지만 아무도 그들의 손을 잡아줄 수 없었다. 아니, 손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이 큐브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포미닛을 발굴하고 키운 홍승성 회장부터 7년간 동고동락한 큐브 식구들까지 포미닛을 향한 애정이 남달랐기에, 이번 해체설이 세상이 알려지기까지 큐브의 가슴앓이는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홍승성 회장의 큐브였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 텐데…'라고. 그래서 더욱 이번 포미닛 해체설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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