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2010년부터 케이팝을 아끼고 즐겨온 1인 인데요,
생각보다 너무나 많은 분들이 니지프로젝트를 제이팝으로 보시는 것 같아
슬며시 반론 하나 던지고 갑니다.
1. 음악에서 언어가 기준인가?
글쎄요.
언어가 중요한건 알겠습니다. 인정합니다.
그러나 잘 따져보면 언어가 절대적인 건 아닙니다.
언어로 기준을 잡아버리면 케이팝이니 미국팝이니 멕시코팝이니 국가별로 나눌 수 밖에 없어집니다.
물론 언어만으로 따지는 건 아니라는 것도 압니다.
노래를 부르는 가수나 유통회사도 영향을 끼치겠죠
게다가 제이팝이라는 오랜 역사의 문화적 배경이 작용하는 것도 감안해야죠
그럼에도, 언어 말고도 너무나 다양한 고려 사항이 있다고 봅니다.
2. 공급자가 누구인가가 절대적인가?
기존의 시선은 "공급자" 마인드였습니다.
대개 미국의 음악자본과 음악기술자들과 연주자들이
미국과 영국을 베이스로 활동을 했기 때문에 그런 인식이 굳건해진 측면이 있죠.
기본적으로 영어권의 문화적인 시장이 워낙 컸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JYP가 케이팝 회사이니가, 자연스레 니쥬도 케이팝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조금 부족하다고 봅니다.
왜냐면, 케이팝의 시장 자체가 아직은 상대적으로 작고, 문화적 크기나 역사 또한 작으니까요
하지만 이 관점을 그냥 폐기하기는 너무 아깝죠.
니쥬를 기획하고 교육시키고 포장한 것은 전부 케이팝인걸요
사실상 언어와 가수의 국적 빼고는 전부다 케이팝인 것도 맞습니다.
3. 활동 시장이 중요할까?
니쥬는 주로 일본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예상됩니다.
소니라는 일본 회사가 붙었고,
일본의 방송사와 신문사가 이들의 행보를 주시할 것이며
대개 일본 소비자들이 이 걸그룹을 소비할 가능성이 높죠
그렇다면, 니쥬는 제이팝이 되는 것인가?
그런식으로 따지면, 트와이스도 40%는 제이팝이 되어버리고 말죠. 적어도 수입의 40% 이상은 일본에서 오니까요.
이는 1번과 결국 같은 논리로 귀결됩니다.
활동무대에 따라서 시장이 조각조각 나뉘어 버리고 맙니다.
니쥬는 케이팝의 가면을 쓰고, 한국에서는 제이팝으로, 일본에서는 케이팝으로 포장을 한 상태죠.
4. 종합하면 니쥬는 케이팝~
저는 너무 많은 분들이 케이팝의 정의를 좁게 생각한다고 생각합니다.
케이팝은 제이팝이나 씨팝 처럼, 동아시아 3국 가운데 한개의 팝이 아닙니다.
케이팝이 동아시아팝이고, 아시아팝입니다.
케이팝은 아시아의 첨단을 대표하는 문화적인 브랜드죠.
이것을 그냥 코리안팝으로 규정을 해버리면, 니쥬라는 것은 이미 그 존재의 의미를 잃어버립니다.
니쥬라는 것은, 이미 케이팝이라는 거대한 "시장"과 "브랜드" 그리고 "영향력"이 없었다면
시작할 수도 없었고,
성공을 예측할 수도 없고
실제로 성공할 수도 없는 프로젝트죠
케이팝은 이미 한국의 영역을 벗어난 존재입니다.
이것을 계속 "한국어와 한국기획사"라는 틀로만 바라보니까, 니쥬는 제이팝이라는 결론이 나오늘 거라고 봅니다.
케이팝은 그냥 아시아팝입니다.
그리고 그 시장을 주도하는 게 한국의 문화시장과 기획사들이죠.
한국의 방송사와 소비자들도 아주 주요한 지분을 가진 의사결정권자입니다.
니쥬가 한국에서의 인기 없이 일본에서만 성공할 수 있을까요?
물론 가능합니다.
만약에 니쥬가 일본에서만 성공한다면 그건 제이팝이겠죠.
그런데, 꼭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아마도, 일본의 이외의 국가에서도 상당히 흥할 겁니다.
그게 바로 케이팝 기반이기 때문입니다.
일본 밖에서도 인기가 있다면, 그게 바로 케이팝이고 아시아팝이라는 증거죠.
상당히 많은 수의 케이팝팬들이 "기술유출"이니 "제이팝의 부활" "씨팝의 자본"을 걱정하십니다.
그런데 그렇게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일본과 중국의 소비수준과 문화적인 눈이 높아지는 것을 더 격려해주고
그 흐름을 우리도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문화란 것이 어느 한 사회나 국가가 으쌰으쌰 한다고 절대로 흥하지 않습니다.
결국 전체적인 거대한 시장의 소비자들이 서로 동의하고 무언의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동시에 대폭발을 통해서 시장이 커지고 기업이 흥하고 문화가 번성하는 거겠죠.
저는, 중국의 소비자들이 한류를 통해서 더 민주주의를 이해하고
일본의 젊은이들이 보다 개방적이고 국제화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그렇게 될 때, 한국의 경쟁력이 더 올라간다는 거죠.
그래서, 케이팝 소비자들은 니쥬를 케이팝으로 품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봅니다.
니쥬는 케이팝이 맞습니다.
케이팝이 키워낸 일본에 최적화된 상품이고 스타들이 맞습니다.
그렇게 주장하고 생각하면 그렇게 됩니다.
문화라는 건
주인이 없는 물건입니다.
다만, 모두가 "니쥬는 케이팝"이라고 생각하는데, 한국인들만 일본 컴플렉스 때문에 "제이팝"이라고 생각하는건
야심이 없는 거고, 소극적인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