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규칙
➊ 참가자는 11명, 게임은 4라운드로 진행된다.
➋ 참가자들은 각각 짜장면, 짬뽕, 볶음밥 중 하나의 메뉴를 마음 속으로 선택한다.
➌ 메뉴 선택이 끝나면 플레이어들은 자신과 같은 메뉴를 선택한 플레이어가 총 몇 명인지 예측한다. 예측 칸은 총 네 가지로 1, 2~3, 4~6, 7~10, 11이다.
➍ 예측이 맞으면 각 칸별로 승점을 얻게 된다.
➎ 게임은 총 4라운드로 진행하며 가장 점수가 낮은 참가자가 탈락자가 된다. 승점은 일정한 비율로 상금으로 교환해준다.
송준섭 기자(이하 송) : 방송 초반에는 참가자들이 서로 선택한 메뉴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는데, 돌연 한 플레이어가 모두 같은 메뉴를 고르고 11을 예측하자고 제안했다.
최대한 승점을 많이 벌어서 상금을 많이 획득하자는 전략이었다. 누군가의 배신으로 결국엔 실패로 끝나긴 했지만 아이디어가 흥미로웠다.
김영진 석박사 통합과정(이하 김) : 제 안대로 모두가 짜장면을 선택할 때 출연자 전체의 효용이 가장 크다. 마치 죄수의 딜레마에 빠진 죄수들이 서로를 믿고 배신하지 않을 때처럼 말이다.
하지만 한명이라도 배신을 하고 다른 메뉴를 선택하면, 짬뽕을 선택한 개인의 효용은 협동했을 때보다 커진다. 비록 전체의 이익은 떨어지지만 말이다.
정선영 석사 과정(이하 선) : 전체를 위해서는 협동하는 게 좋지만 나를 위해서는 무조건 배신하는 게 좋다는 말로 들린다. 그렇다면 죄수의 딜레마에 빠진 11인의 협동은 정녕 불가능한가.
손승우 교수(이하 손) : 꼭 그렇지만은 않다. 미국 하버드대 마틴 노왁 교수가 2006년 ‘사이언스’에 죄수의 딜레마에 빠진 사람들이 협동하는 과정을 수학적으로 설명했다.
송 : 협동을 수학적으로 어떻게 정의할 수 있나.
정현우 석사 과정(이하 현) : 간단하다. 협동을 선택했을 때 얻는 이익을 b, 협동 시 포기하는 기회비용을c라고 해보자. 그렇다면 협동을 했을 때 내가 얻을 수 있는 순이익은 b-c다.
손 : 노왁은 이를 바탕으로 협동을 크게 몇 가지로 나눴는데, 그중 첫 번째는 친족 선택이다. 가족, 친지같은 가까운 사람의 유전적 연관도 r이 c/b보다 클 때 상대를 믿고 협동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종류는 응징에 의한 협동이다.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반복하면 어떻게 될까. 처음에는 배신과 반복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던 참가자들이 시간이 지나면 상대를 믿고 협동한다. 이번 게임에 상대가 나를 배신하면 다음에는 배신으로 보복하면 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김 : 이렇게 직접적으로 협동과 응징을 주고받는 것외에도 나의 평판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신뢰를 얻을수도 있다. 이것을 ‘간접적 호혜’라고 한다. 간접적 호혜는 ‘내가 누군가를 도와줬으니 언젠가 다른 사람이 나를 도와줄 것이다’라는 기대에서 출발한다.
이 사람은 믿을만하다는 평판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하더라도 협동할 수 있다. 상대가 평판을 들었을 확률을 q라고 하면 q가 c/b보다 클 때 간접적 호혜가 생긴다......
송 : 이번 기사로 내 평판이 올라가서 다음 달에는 더 많은 과학자와 생존법을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어서 빨리 SNS에 오늘 일을 올려 다른 과학자들에게도 이 사실을 알려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