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방송/연예 게시판
 
작성일 : 14-11-28 00:34
[기타] 인세수입에 관한 진중권과 강헌의 대담 녹취.txt (신해철 헌정방송 중에서)
 글쓴이 : Titanium
조회 : 4,247  


진중권 - 서태지와 아이들 1집이 성공한 직후에 소위 주류 언론에서 느닷없이 서태지 죽이기가 시작됐거든요.

지금 우리가 들으면 좀 황당한 얘긴데, 당시 분위기는 그랬던거죠? 어떤 상황이었는지 좀 설명해 주시죠. 


강헌 -  국회, 지상파 방송사들, 한국 음반산업, 언론.. 조선,중앙,동아 이런.. 


진중권 - 뭐가 맘에 안들었던 겁니까 도대체


강헌 - 그래서 저는, 그때만 해도 그 한복판에 있었으니까.

아니 인기있는 사람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거는 이 바닥의 생리인데 왜 그렇게 다들 싫어하는거지?

저도 정말 그때 궁금했어요. 


진중권 - 사실 어떻게 뒤집어보면 서태지씨가 그때 뭔가를 건드린거죠? 확실하게?


강헌 - 영문을 모른 채 건드린거죠. 근데 서태지는 신해철과는 좀 다릅니다. 

정말 신해철이 그 당시에는 6촌 동생이란걸 밝히지 않았을 때 당시 둘이 활동할 때

참 신해철 다운 표현을 했어요. 

제가 공식질문으로 한번 물어봤습니다. 신해철씨 서태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그때 신해철이 뭐라고 했냐면..

'그는 거침없는 낙오자다. 그래서 당당하다. 승리를 거둘 자격있다.

나는 그에 비하면 고뇌하는 비겁자 수준이다. 그래서 나는 그를 이길 수 없고..

하지만 나는 또, 작지만 그의 시대에서 나의 영토가 조금은 있다. 나같은 놈이 많으니까.'

근데 그 고뇌하는 비겁자. 이 부분의 뭔가가 사실은 같은 음악에서 함축되어 있습니다. 

사실 노래의 메세지에서는 신해철이 훨씬 직설적이죠.

서태지는 직설적으로 뭔가를 자신의 노래로 표현하지 않는 스타일입니다. 

굉장히 뺑뺑 돌리고.. 꼬고.. 솔직히 본인도 무슨 소리인지 알까 싶을 정도로 좀 미궁을 숨겨놓는..

약간 신비주의적인 스타일이라면요. 

그런데 거꾸로 사회적인, 특히 자신의 개인적 자유와 권리에 대한 부분에 관해서는 

서태지는 정말.. 서울북공고 야간 1학년 중퇴자다운, 거침없음과 단호함이 있어요.

왜 서태지를 상대로 그렇게 다들 죽이려고 할까. 특히 기득권층이. 제가 실제로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당시 MBC 보도국에서 서태지 죽이기, 서태지를 완전히 파묻으려고 작정한 다큐를 제작했어요.

그 피디가 예능제작국 피디도 아니고.. 굉장히 진보적인 고발 다큐멘터리를 많이 만드신 분이예요. 

제 대학 선배이고, 근데 죽이는 내용만 넣을 수 없으니.. 옹호하는 사람 의견도 넣어야 하니까 절 부른거예요.

인터뷰 끝나고 제가 개인적으로 물어봤어요.

'왜 그렇게 서태지를 싫어하세요? 왜 죽이려고 합니까?'

그랬더니 그 분이.. 아직도 귀에 쟁쟁해요.


진중권 - 우리 애들이 걔 닮을까봐 이런건가요? 


강헌 -  아뇨, '새끼가 건방지잖아. 누구 때문에 떴는데.' 


진중권 - 황당하네요 정말


강헌 - 전 등에 식은땀이 쫙 흘렀습니다.



...(잠시 정적)



강헌 - 저는 서태지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메이저캠퍼스, 사람들이 선망하는 대학..

신해철처럼 하다못해 중퇴라도 했거나 그랬더라면 그런 공격을 받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진중권 - 완전히 무시하고. 너 아무것도 아닌 놈인데 우리가 키워줬는데 왜 까불어 이런 거군요. 


강헌 - 네. 한국 기득권 사회의 상고출신 노무현에 대한 그런 이중적인 스탠스하고도 굉장히 비슷합니다. 

그런 그 무시무시한 한국 기득권 내부에 또아리 틀고있는 편견이.. 굉장히.. 무엇이 그걸 건드렸나. 

왜 그 사람들은 서태지보다 음반을 많이 판 김건모는 안 건들이고 왜 서태지는.. 무엇이 그걸 건드렸는가. 

그 방송을 기회로 저 나름대로 추적을 해봤어요. 왜냐하면 제가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제가 볼때 서태지가 한 최고의 혁명은요.

대중음악에 통일의 유시를 끌어들이거나 교실이데아를 만들어서가 아닙니다.  

서태지가 한국 대중음악사에 끼친 최고의 공헌은.. 최고의 혁명은요.

뮤지션이 음반 산업의 자본으로부터 독립한 것이에요.

가장 그만의 뻔뻔한 방식으로, 식민지 시대 이후로 한국의 음악산업을 지배해왔던..

이른바 음반산업의 기존질서를 일거에 붕괴시켰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조용필의 전성기 80년대에 그 10년간의 음악.. 조용필의 1집부터 12집까지의 모든 음원은 누구 소유입니까? 

지구레코드 소유입니다.

조용필은 그 최고의 10년을 보낼때도 인세 10원도 받아본적이 없어요.

그 당시 그 사람들의 생각은 뭐냐면 

'야 우리가 너를 키워줘가지고 너가 가수로 데뷔했으니 니가 나한테 고마워해야지.

너는 나 때문에 유명해졌으니까 밤무대 가서 돈 벌면 되잖아.'

이게 그 당시의 논리였어요. 


진중권 - 밤무대 뛰어라 이거죠? 니가 알아서 먹어라. 


강헌 - 그렇죠. 근데 조용필처럼 '난 밤무대 뛰기 싫은데?' 그러면 수입이 없는거에요. 

사실 조용필은 재산을 크게 가져본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돈을 가장 많이 벌어야할때 밤무대를 안뛰었기 때문에. 인세는 10원도 받지 못했고.

그러면서 마치 시혜적으로 '그래도 얘가 톱스타인데 차도 한 대 없냐. 야 용필이한테 차 한대 뽑아줘라'

마치 권리를 시혜처럼! '그래도 아파트는 한 채 있어야지? 아파트 한 채 뽑아줘.

그래서 그렇게 '하사해 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의 주인과 노예의 관계로 만들어 놨고.

이 관계는 그 똑똑하신 신해철도 꺼트리질 못했어요. 

자신이 무한궤도로 처음에 프로페셔널 뮤지션이 됐는데 그 음반이 그래도 40만장쯤 팔렸는데

사장님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돈을 줄 생각을 안하더래요.

그래서 이제 나머지 멤버들이

'야 해철아 그래도 니가 리더고 말도 잘하니까 우리는 언제 인세든 보너스든 받는지 물어봐라' 했더니 

그래서 해철이가 당당하게 기획사 사장한테 가서 '저희들 음반이 많이 팔린거 같은데 저희는 언제 돈을 받게 되나요?'

했더니 사장이 크게 웃으셨다는.. '니가 몰라도 너무 모르는구나.' 그래서 아무 말 못하고 비겁하게..


진중권 - 그래서 비겁자라는 말이 그 말이구나.


강헌 - 비겁하게 돌아서 나왔습니다. 신해철도.. 다음, 더 웃긴얘기 해드릴까요?

(중략) 노찾사 출신 김광석도 2집 '사랑했지만' 이 50만장 팔렸는데 음반사로부터 받은 돈이 총 500만원 받았습니다. 

김광석이 먹고 살 수 있는 돈을 번 것은 라이브콘서트, 소극장 콘서트로 벌었지 

이른바 노찾사하고 김광석, 이런 노래 운동권이라고 부르는 집단 조차도 자신의 경제적 권익을 되찾지 못했던 판이 이 판이에요. 

근데 서태지는 일개 신인가수 주제에..

내가 곡을 만들고 내가 노래 부르고 춤을 추는데 왜 돈은 니들이 갖고 가세요? 난 그런거 못하겠는데요?

전 제가 한거 제가 다 먹을 거예요. 하고 아무렇지 않게 그냥 갖고 갔어요. 

이 서태지의 등장 이후로 사실상 수많은 봉기가 이어집니다. 그럼 나도. 나도.. 


진중권 - 일종의 혁명이네요. 


강헌 - 혁명이예요. 


진중권- 가장 유물론 적인. 


강헌 - 그 봉기의 시작은 서태지입니다. 

물론 그 전에 아예 그 주류 자체를 무시했던 정태춘형이 있긴하죠.


진중권 - 그분은 약간 아웃사이더로.. 


강헌 - 그렇죠. 시장 바깥에서. 불법시장에서 그 영역을 캐치하신거고.

근데 그전에 정태춘 형님의 그 수많은 히트곡들 다 지구레코드 소유예요.

(중략)

그래서 사실상 대중들은 느끼지 못해도.. 대중들이야 뭐 똑같은 돈 주고 판 사면 끝나는 것이지,

이게 누구한테 어떻게 배분되는지 누구에게 이 음악적 권리가 있는지 알지 못하지 않습니까?

아직도 서태지와 아이들 음반에 대한 판권, 저작권은 당연히 본인에게 있는 거구요. 

판권에 대해서 서태지는 그 당시 음반사와 공동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B.A.P가 계약문제로 소속사와 소송전을 벌이는걸 보고
며칠전에 들었던 이 대담이 생각나서 옮겨 봄..
신해철이 스스로를 비겁자라고 표현한 부분은 (정확히는 비겁자'정서' 라고 언급)
인터뷰어가 '강헌' 이었기에 가능했던 자조적 발언으로
실제 그의 음악인생과 음악 외적인 삶의 궤적은 '비겁'이란 단어와 거리가 한참 멀었지요.
신해철이 음악적/철학적으로 pure genius 였으면서도
'사람','인간관계'에 모질지 못한 휴머니스트였다면
이미 10대 중반의 어린 나이에 바닥을 경험하고 '낙오'를 자처했던 서태지는
소위 말하는 '그 바닥 생리' 전부를 비웃을 근원적 냉소를 갖고 있었달까..
현재 음저협 탈퇴 후 자력으로 저작권을 관리하고 있는 가요계의 유일무이한 인물이 서태지이기도 합니다. 
서태지가 음악업계의 전근대적 주종관계를 일거에 박살냈다고 해서
그 수혜를 후배 음악인들이 받고 있는것도 아닌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고..
갑(甲)질의 주체가 '음반사'에서 '기획사','음원유통사'로 그 형태만 달라졌을 뿐
뭐.. 비단 음악계 뿐만 아니라, 현 대한민국 사회의 그 어떤 필드든
자신의 정당한 권익을 얻기 위해선 여전히 '싸워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도편수 14-11-28 01:14
   
오늘도 감사합니다.
강헌씨가 문화다방에 나왔었군요 ... 잘듣겠습니다.
     
Titanium 14-11-28 01:58
   
별 말씀을요~. 즐감하셨길..
 
 
Total 182,629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공지] 게시물 제목에 성적,욕설등 기재하지 마세요. (12) 가생이 08-20 478862
공지 [공지] 품번 공유자 강력조치 가생이 03-13 488621
37628 [해외연예] 98년생 헐리웃 배우 (1) 암코양이 01-08 9372
37627 [배우] 손승연의 감성…‘왕의 얼굴’ OST ‘그대라서’ … (2) 아리아나 01-08 1638
37626 [걸그룹] 헬로비너스 나라, S라인 '재킷 사진' (2) 스쿨즈건0 01-08 2867
37625 [정보] "판빙빙, 중국'별그대' 천송이 역 제격" 中 … (12) 스쿨즈건0 01-08 10400
37624 [걸그룹] ‘끝까지간다’PD “EXID 등장하자 남자들 난리나” (2) 잡덕만세 01-07 3980
37623 [방송] 료헤이, "명량'출연韓·日 다리가 되고 싶었다". (7) 스쿨즈건0 01-07 4962
37622 [걸그룹] 쥬얼리, 14년 만에 역사 속으로..'해체 결정' (7) 쁘힝 01-07 2992
37621 [방송] (영상)토토가쿨무대 (1) 백전백패 01-07 1552
37620 [방송] (영상)토토가조성모무대 백전백패 01-07 1057
37619 [아이돌] SM 코엑스 아티움 홍보 영상 (4) 쁘힝 01-07 1409
37618 [배우] 중국에서 공주님같이 살고있는 홍수아 최근 (20) 암코양이 01-07 5722
37617 [기타] 토토가 뒷풀이 비용 (12) 암코양이 01-07 5103
37616 [해외연예] 팬을 생각하는 레벨이 다른 밴드 (1) 꾸러기찬 01-07 2617
37615 [잡담] 비정상회담’ 멤버 모인 새 예능 ‘내 친구의 집은… (12) 전지현 01-07 4260
37614 [걸그룹] 스텝에게 허니버터칩 뺏긴 박초롱 '울상' (3) 암코양이 01-07 4888
37613 [아이돌] 리지, 첫 솔로곡 '쉬운여자..' 발표…오는 17… (4) ♡레이나♡ 01-07 1853
37612 [걸그룹] 안티계의 레전드(인기가 많았지만 안티들땜시 결… (14) 하얀gd 01-07 5235
37611 [MV] SONAMOO(소나무) - Deja vu (2) 블루하와이 01-07 1379
37610 [MV] NC.A(앤씨아) - Coming soon (4) 블루하와이 01-07 5468
37609 [방송] 코미디빅리그 : "갑과 을" 한번에 몰아보기 (1) 블루하와이 01-07 1538
37608 [방송] '예체능' 양상국 결별 감싼 감동의 동료애 (3) 제네러 01-07 2673
37607 [정보] "일본 내 한류는 이제 정말 끝난 걸까? " (8) 스쿨즈건0 01-07 3791
37606 [기타] JYP 히든 카드 (2) 암코양이 01-07 2185
37605 [정보] 스칼렛요한슨 `공각기동대' 실사판 영화 주연… (1) 스쿨즈건0 01-07 2603
37604 [걸그룹] 곧 데뷔할 걸그룹 여자친구 (6) 암코양이 01-07 3068
 <  5801  5802  5803  5804  5805  5806  5807  5808  5809  5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