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걸그룹의 멤버가 무대 위로 오른 30대 아저씨 팬과 서슴없이 포옹한다. 10대 학생팬에게는 눈을 맞추며 어깨를 토닥여 준다. '에이핑크니까' 가능한 일이다.
14일 오후 5시 서울 광운대학교 동해문화예술관에서는 에이핑크의 두 번째 팬미팅 ‘에이핑크 피크닉’이 열렸다. 데뷔 3주년을 맞아 감사의 뜻으로 공식 팬클럽 '핑크판다'와 만났다. 당초 4월 중 열리기로 했던 것이 세월호 참사 여파로 두 달이 지나 열리게 됐다. 2달의 기다림은 팬들의 간절함을 더욱 증폭시켰다. 현장에 모인 3000여명의 팬들은, 시종일관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대세 걸그룹'까지 빠르게 치고 올라온 에이핑크의 인기를 그대로 보여줬다.
리더 박초롱은 무대에 올라 "팬미팅 타이틀이 '에이핑크 피크닉'이다. 친한 친구와 소풍에 온듯 재밌게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리더의 말은 그대로 이행됐다. 에이핑크는 우러러보는 스타가 아니었다. 옆집 동생, 학교 후배같은 느낌으로 팬들을 대했다. 3000여명이 모여있는 예술관 무대와 객석의 거리는 유난히 좁아보였다. 에이핑크와 팬들은 퀴즈를 주고 받으며 함께 웃었고 장기자랑 시간과 보물찾기 이벤트도 진행됐다. 멤버들은 '성대모사를 해보라', '애교를 보여달라'는 진행자의 갑작스런 주문에도 고민 없이 응했다. 처음 만난 팬과의 대화에도 어색함이 없었다. 스킨십도 거부감이 없었다.
에이핑크의 팬덤은 팬과 멤버들의 끈끈한 결속력 속에 쑥쑥 자랐다. 친근함이 매력인 멤버들은 방송외에도 SNS로 무대 밖의 일상을 팬들과 공유했다. 메인보컬 정은지는 "에이핑크와 팬 사이에는 '우정'이 있다. 우리가 먼저 다가가니 팬들도 우리를 편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윤보미도 "에이핑크가 가진 남다른 친근함 덕분에 팬들이 많은 사랑을 주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에이핑크의 팬클럽 회원은 데뷔 3년만에 8만5000명을 돌파했다. 숫자만큼 놀라운 것은 다양한 팬층이다. '친구같은 스타' 에이핑크의 인기는 남녀노소를 불문한다.
14일 팬미팅 현장에도 해외 팬부터 30~40대 '아저씨팬'들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