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아이돌 그룹들이 음원사이트 차트 상위권에서 사라졌다.
음원사이트 멜론이 24일 공개한 주간차트(6.17~6.23)에 따르면 톱30에 퍼포먼스를 앞세운 아이돌 그룹은 방탄소년단 ‘작은 것들을 위한 시’(8위), 트와이스 ‘FANCY’(13위), 레드벨벳 ‘짐살라빔’(18위), 위너 ‘AH YEAH’(23위), 블랙핑크 ‘Kill This Love’(29위) 5팀에 불과했다. 전주(6.10~6.16)도 톱30에 아이돌 그룹의 곡은 5곡이었다. 각 차트마다 순위의 차이는 있지만 분위기는 대체로 비슷하다. 인기 기반을 어느 정도 다진 아이돌 그룹들이 컴백만 하면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장기간 순위를 유지하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과거였다면 아이돌 그룹들이 차지하고 있어야 할 자리에는 김나영 ‘솔직하게 말해서 나’(1위), 장혜진&윤민수 ‘술이 문제야’(2위) 임재현 ‘사랑에 연습이 있었다면’(4위) 등 발라드 가수들과 안느 마리 ‘2002’(3위) 등 해외 뮤지션, 음원 강자로 꼽히는 다비치, 어반자카파, 이하이, 장범준, 밴드 잔나비, 발라드로 솔로 활동에 나선 아이돌 그룹 멤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음원차트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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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사이트 측에서는 “차트 운영 방식은 달라진 게 없다”며 이용자들의 음악을 듣는 패턴 변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각 음원사이트들이 개인 취향, AI(인공지능) 등을 기반으로 한 플레이리스트의 다양화를 이뤄내면서 이용자들의 선택 폭이 다변화됐다. 선곡 취향이 다양해졌고 이를 반영하는 플레이리스트 구성은 쉬워졌다. 기분, 날씨, 분위기에 따른 플레이리스트가 구성돼 있고 AI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의 선곡을 분석해 ‘나’에게 맞는 선곡을 해준다.
음원 사이트 이용자 박모(38·여) 씨는 “전에는 차트 위주로 음악을 들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내 취향에 맞춘 추천곡들을 듣는 편”이라며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보다 새로운 음악을 개척한다는 점에서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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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규 평론가는 “아이돌 그룹의 음악을 ‘보는 음악’이라고 하는 것은 퍼포먼스,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들어야 제대로 묘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유튜브, SNS 등 아이돌 그룹의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음원 사이트 차트로 대중음악의 순위를 가늠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