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훈이 힘껏 페달을 밟으면 이범수가 뒤에서 든든히 그를 지키며 응원한다.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에서다. 억압 받던 일제강점기에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해준 실존인물 엄복동을 소재로 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이 관객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자전차왕 엄복동’은 1913년 ‘전조선자전차대회’에서 승리를 거두며 암울했던 조선에 희망이 됐던 엄복동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자전차왕 엄복동’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김유성 감독과 배우 정지훈, 강소라, 이범수, 이시언이 참석했다.
김 감독은 “2013년에 초고를 썼다.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다”며 “엄복동의 일화는 돌아가신 할머니께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엄복동이 민족 자긍심을 고취해줬다는 것은 신문 기사에 난 팩트이고 그 외에는 영화적 허구를 가미해 만든 이야기”라고 했다.
김 감독은 “영화의 중심적 이념은 일본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것”이라며 “단재 신채호 선생께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말씀하셨다. 과거의 인물 엄복동을 소환했지만 과거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영화는 현재와 호응하고 있다. 여기서 현재란 3·1운동의 자발성, 5·18 민주화운동의 자발성, 6·10 민주항쟁의 자발성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정지훈은 물장수에서 자전차 영웅으로 거듭난 엄복동 역을 맡았다. 정지훈은 “이범수 선배가 좋은 시나리오가 있다고 추천해서 읽어보게 됐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허구의 인물인 줄 알았는데 엄복동 선생님이 실존 인물이고 실화를 바탕으로 시나리오가 만들어졌다는 얘기를 듣고 흥미로웠다. 이런 이야기가 더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범수는 자전차로 조선의 자긍심을 지키고자 하는 일미상회 사장 황재호 역을 맡았다. 이번 영화의 제작자이기도 한 이범수는 “배우로서 작품에 임할 때는 주어진 역할과 인물에 대해 고민하며 연기에 집중했는데, 제작을 맡으니 전체적인 것을 봐야겠다는 걸 느끼고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로서 임할 때보다 더더욱 성장하게 되는 계기와 과정이 됐다”고 덧붙였다.
강소라는 조선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건 애국단 행동대원 김형신을 연기했다. 강소라는 “허구의 인물이기 때문에 롤모델로 삼은 독립운동가는 없다”면서 “서대문 형무소에 가니 정말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계셨다. 내가 저 시대의 저 분들이었으면 어땠을까 생각을 하며 작품에 임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