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웅의 연예가 파트롤] 일본에서 보낸 편지 '한류 전선 이상 무,그러나..'
출처 스포츠서울|작성 박영웅|입력 2013.08.19 14:51|수정 2013.08.19 20:37
[스포츠서울닷컴 | 도쿄=박영웅 기자] 최근 일본 내에서 반한류 정서가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다는 보도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는 보수 우익 성향으로 변화돼 가는 최근 일본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어서 '한류 수출' 관계자들의 우려를 샀다. 하지만 실제로 일본 현지 분위기를 여러 각도에서 확인해 본 결과 일본 내에서 여러 해 동안 다져 온 한류는 본질적으로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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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가장 큰 도쿄의 한 레코드 숍 4층은 K-POP 관련 용품과 앨범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 박영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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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번화가인 시부야 거리에는 한류 아이돌 가수들의 초대형 간판(B1A4)이 펼쳐져 있는 등 한류 열기가 뜨거웠다 / 박영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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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번화가 현장을 가 보니 역시 한류는 대세였다16일 오후 10시. 도쿄도에 속해 있는 23개의 특별구 가운데 하나이며 일본 최대 번화가인 시부야 거리는 외국인 관광객들과 일본 젊은이들로 넘쳐났다. 일본의 최신 문화를 주도하는 중심지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다. 이런 일본의 최신 문화를 주도하는 중심지의 시부야역 앞에 눈에 띄는 대형 간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한류 아이돌 그룹 B1A4였다. 일본의 중심가에 우뚝 서 있는 한류 아이돌의 초대형 간판은 왠지 낯설면서도 새롭게 다가왔다. B1A4 팬으로 보이는 일본 여성들은 간판을 뒤로하고 사진을 찍는 등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일본 내 한류를 보여 주는 상징물의 주인공들은 B1A4뿐만이 아니었다. 신주쿠 곳곳에 간판과 장식물, 캐릭터 용품 등에서 동방신기, 엠블랙 , 소녀시대, 심지어 국내에서도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크래용팝의 캐릭터 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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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야 타워레코드 K-POP 코너에는 밤 늦은 시간에도 일본인 팬들뿐만 아니라 외국인 팬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 박영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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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잡지 용품 판매 현장 방문, 열기 뜨거운 한류
오후 11시. 일본 내 한류의 실질적인 인기를 알기 위해서 일본 최대 레코드 숍이라는 타워레코드 시부야 점을 방문했다. 타워레코드 시부야점 4층에 있는 K-POP 코너는 늦은 밤에도 열기로 가득했다. K-POP 아이돌 코너와 아티스트 코너, 잡지 및 상품 코너를 갖춘 타워레코드 K-POP 코너는 K-POP에 관한 다양한 볼거리와 정보을 담고 있었다. 주목할 내용은 K-POP 코너는 다른 일본 가수들과 그 외 외국 가수들과는 달리 잡지와 용품 판매가 레코드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K-POP은 앨범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품으로 또 다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그렇다면 얼마나 잘 팔릴까? 이에 대해 타워레코드 한 점원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 없이 시부야 매장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꾸준하게 잘 팔리는 것이 K-POP 앨범과 용품들이다"며 "K-POP 팬들은 앨범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잡지나 용품까지 사 가는 고객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눈에 들어온 것은 파란 눈의 외국인 K-POP 팬들이었다. 일본에 관광하러 온 프랑스인들은 "K-POP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높다"며 K-POP과 관련된 잡지와 앨범을 확인하며 한류의 중심 K-POP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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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특히 K-POP은 단순히 앨범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잡지와 용품 등 다른 외국 가수들과 차별화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 박영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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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방송 한류도 여전한 인기
최근 일본 내 반한류 분위기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한류 상품이 있다면 드라마다. 한국 드라마를 앞다퉈 방영하던 일본 주요 방송사들은 최근 한국 드라마 방송을 축소하거나 편성을 취소하고 있다. 사회 분위기 탓이다. 그러나 실제 이곳에서 생활하는 한류 산업 관계자들은 이런 축소 현상을 거의 느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14년째 일본에 체류하고 있는 한 한류 산업 관계자는 "옛날과 비교해서 드라마 방송이 축소됐다는 느낌은 별로 없고 일본 사람들의 한국 드라마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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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내 한류 산업 관계자들은 일본 내 한류 열기가 줄어들거나 위기를 맞고 있다는 느낌은 없다며 한류 콘텐츠는 일본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 박영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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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한류 확산에도 일본 내 한류 연예 콘텐츠 인기 지속 왜?
그렇다면 우경화로 치닫고 있는 일본 사회 곳곳에서 한류의 인기는 왜 지속되고 있는가? 해답은 다름 아닌 한류 콘텐츠가 가진 경쟁력 덕분이다. 한류 산업 관계자는 "한류 콘텐츠들은 짜여(계획된) 있는 이미지와 완벽한 퍼포먼스를 갖추고 있다"며 "이는 일본 연예 콘텐츠가 갖고 있지 못한 것들이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이런 이유로 일본 내 한류 연예 콘텐츠는 완벽하게 자리를 잡아 고정 팬들이 생긴 이상 망할 위험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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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관계자들은 앞으로 일본 내 한류의 미래와 관련해 한일 관계 회복이 급선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 박영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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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한일 관계 회복은 급선무다만 연예 산업 관계자들은 한일 관계 회복이 급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들은 "일본 내 한류 연예 콘텐츠는 탄탄한 상황이지만 한국 식당이나 연예 외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모든 일은 힘겨운 상황"이라며 "일본 내 한류 연예 콘텐츠는 여전한 인기에도 실질적으로 나머지 연예 외 한류 콘텐츠는 악화된 한일 관계 탓에 힘겨운 상황이다. 사실상 반쪽 한류"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들은 "시급한 것은 이른 한일 관계의 회복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될수록 한류 연예 콘텐츠 인기도 불안해질 수 있다"며 "한일 관계 회복만이 일본 내 완벽한 한류 완성의 지름길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관계자들의 말처럼 아무리 견고하게 뿌리 내린 일본 내 한류 콘텐츠지만 악화된 한일 관계가 계속 된다면 수명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