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일본에서 V.I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그룹 빅뱅의 막내 승리가 일본 방송에서 '김치홍보대사'로 나섰다. 같은 방송에 출연해 김치를 얕잡아 말하는 외국인에게 경고하며 장난스럽게 화를 낸 것이다.
승리는 지난 2일 나고야TV에서 방송한 '자키로바'에 출연했다.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승리를 비롯해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나이지리아,
프랑스,
아프가니스탄,
콜롬비아인들이 출연해 일본 음식 '
오차즈케(お茶漬けㆍ녹차 우린 물에 말아먹는 밥)'에 어울리는 각국의 음식을 소개했다.
이날 방송에서 승리는 오차즈케와 곁들일 음식으로 '묵은지 김치'를 소개, "정말 맛있다. 붉은 빛깔의 요리는 식욕을 돋운다"고 칭찬하며 함께 자리한 외국인들에게 "김치 드실 줄 아냐"는 질문도 던졌다. 이 과정에서 특히 '기무치'가 아닌 '김치'라고 정확하게 발음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승리가 이 방송에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외국인을 손으로 가리키며 언성을 높인 것은 나이지리아 남성이 "김치는 한국인이 손으로 배추를 주물럭주물럭해서 발효한 것뿐"이라고 했던 말이 발단이 됐다.
승리는 이에 일순 표정이 굳으며 "뭐라 그랬냐"고 말했지만, 이내 얼굴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띄며 방송으로 돌아와 "뭐라고 했냐"며 분노섞인 모습을 보였다. 나름의 항의였다. 물론 스튜디오는 웃음바다였고, 나이지리아인 역시 웃어 넘긴 상황이다.
승리의 반응이 조금 더 과격해졌던 것은 뒤이어
이탈리아의 치즈가 소개되고 이 나이지리아 남성이 다시 "김치보다는 치즈가 낫다"고 말한 이후다.
승리는 이 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김치 무시하지마세요. 적당히 하세요 진짜"라며 언성을 높였고, 이에 외국인 남성들이 변명을 하자 "왜 그렇게 자기 멋대로 판단하는 거냐"는 말로 상황을 정리했다.
방송은 유쾌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며, 승리 역시 일본의 방송에 출연해 분위기를 흐트러뜨릴 만큼 화를 낸 것은 아니었다. 약간의 신경전이 오간 과정에서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또 이 방송의 분위기 역시 각국을 대표해 자국의 음식을 1위에 올려야 하는 상황이기에 상대나라의 음식에 대해 주관적인 반응들이 많이 오갔다. 프랑스의 치즈가 소개될 때 콜롬비아 여성은 "냄새가 날 것 같다"면서 코를 막아보이기도 했다.
승리가 출연한 이날 방송분은 몇몇 누리꾼들의 블로그에 게재, 누리꾼들은 "일본방송에 나가 당당히 김치라고 말하고, 외국인을 상대로 할 말 다하는 승리. 멋졌다", "이참에 김치 홍보대사 어떨까"라는 반응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