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te.com/view/20120810n12709전략
8월 1일의 언론보도는 논란의 불을 더욱 지폈다. 코어콘텐츠미디어에 따르면, "밤중에 화영이 찾아와 사과를 했으며 김 대표는 작년에 xx한 SG워너비의 채동하 이야기를 해주었고, 티아라 멤버들과 똑같이 화영도 자신의 딸로 여기며 도와주고 싶다"는 지극히 사적인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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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화영이 함께 선 티아라의 무대는 볼 수 없게 됐다. |
ⓒ 이정민 |
이 마당에 故 채동하는 왜 등장하는가?네티즌들은 죽은 채동하 이야기를 한 것은 명백한 협박이라고 더욱 분노했다. 그러나 이 보도는 그동안 김광수 대표가 소속사 연예인들은 평소에 어떻게 대했는지 알려주는 아주 중요한 단서다. 바로 '딸'이라는 표현 때문이다. 과거 언론매체와의 인터뷰 기사(2010. 7. 31. 국민일보 쿠키뉴스)에 따르면,
김 대표에 대하여 "연예인들과 격이 없이 지내는 제작자로 평가받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너무 연예인들을 속칭 '굴리는' 제작자로 비판받는다"고 평했다.
십대 후반에서 이십대 초반인 걸 그룹 가수들에게 오십 줄에 접어든 김광수 대표는 아버지뻘 나이다. 그렇다고 가수들을 진짜 딸처럼 대한다면 곤란하다. 관계에 격의가 없으면 지나친 간섭은 물론 과도한 스케줄도 '격의 없이'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자식이나 조카를 다루듯 혼내는 식으로 훈육하려 들기 쉽다. 아마추어 소년, 소녀들을 프로페셔널하게 만들고 싶다면, '격의 있는' 방법으로 매니지먼트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돌 스타들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힘겨운 노동을 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그에 따른 권리를 보장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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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홍에 휩싸인 걸그룹 티아라 외부의 누군가가 티아라를 힐난한 것이 아니라 티아라 멤버 스스로가 자신의 멤버를 힐난하는 ‘내부적인 누수’ 사태가 발생한 티아라 |
ⓒ 코어콘텐츠미디어 |
매니지먼트사의 과도한 권력을 경계한다케이팝(K-POP) 시장은 나날이 커져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국까지 뻗어나가고 있지만, 우리나라 매니지먼트 회사가 갖추어야 할 합리적인 체계와 도덕성은 아직 적어 보인다. 미성년자인 가수들에게 짙은 화장에 노출 심한 옷을 입히고, 성인영화에 가까운 뮤직비디오를 찍게 하고, 폭력적이고 음란한 가사의 노래를 부르게 하는 것. 이것이 진정 가요 팬들이 바라는 것일까? 매니지먼트 회사를 운영하는 40~50대들의 취향은 아닐까?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국인까지 열광하는 케이팝(K-POP)의 뒷면에 매니지먼트사의 관습적인 착취에 인권과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소년, 소녀들의 눈물을 있다는 것을 알려지면 과연 한류 열풍을 이어갈 수 있을까 의문스럽다.
세계인들에게서 케이팝(K-POP)이 오래오래 사랑 받으려면, 재능과 끼를 갖춘 청소년들을 성공을 미끼로 혹사시키고, 인정사정없이 수익을 뽑으려 하고, 저항하거나 불필요해지면 가차 없이 내치는 매니지먼트 회사가 결코 흥해서는 안된다.
현재 한국의 대중문화는 몇 곳의 대규모 매니지먼트사가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공중파 방송사에서는 아예 빅3 매니지먼트사의 대표 격인 인물 3인을 심사위원으로 앉혀 놓고 공개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할 정도로 우리나라 매니지먼트사의 위상은 비정상적으로 높다.
이들 매니지먼트사가 개최하는 오디션에 구름떼 같이 청소년들이 몰리고, 합격된 청소년들은 연습생 신분이 된다. 짧게는 3년, 길게는 7~10년까지 언제 데뷔할지 기약이 없는 연습생 생활을 한다. 그룹으로 데뷔할 경우엔 소속사가 지정한 숙소에서 팀원들과 함께 합숙 생활을 하며 식단, 몸매 등을 관리 받고 심지어 사생활 침해에 해당하는 '연애금지'의 명령에도 따라야 한다.
외국에서도 찬사 받을 정도로 우리나라 아이돌 스타들의 기량이 높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개인의 재능과 노력에 철저한 기획과 관리가 더해진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토록 소원하던 스타가 된 지금 그들을 과연 행복할까?
아이돌 스타들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종종 과거 소속사에서 겪었던 이야기를 꺼낸다. 지금은 해체된 유명 걸그룹의 어느 멤버는 "소속사에서 체력단련을 이유로 매일 새벽부터 등산을 시킨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하고, 어느 혼성그룹의 멤버는 사장님께 좀 쉬게 해달라고 요구했다가 날아오는 재떨이에 이마가 깨졌다"고 했다. 이들은 웃으며 토크를 하지만, 결코 웃으며 들을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아이돌 스타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도 하소연 할 곳 없는 현실을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 된다. 그들이 펼치는 무대 퍼포먼스에 감탄하고 그들이 부르는 노래에 위로받고 흥겨워하는 대중문화 소비자들이 그들을 지켜줄 때다. 티아라 사태를 그저 가십거리로 보아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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