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예능프로 한류 'PD까지 붙여서 수출' 감수위원으로 노하우 전수
계약때 필수…조건도 유리
출처 스포츠경향|작성 강주일 기자|입력 2013.08.19 21:45|수정 2013.08.19 21:45
"요즘은 프로그램만 수출하는 게 아니라 PD도 수출해요."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이 세계로 판매되고 있다. 요즘에는 제작 노하우를 알고 있는 담당 PD가 감수위원으로 함께 따라간다. 바이블(제작노하우를 담은 설명서) 수출도 필수 계약 조건이 됐다. 과거에는 포맷만 수출했지만 요즘은 더 높은 가격을 받고 제작진이 따라가 '기술' 전수를 한다는 것이다.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연출자를 '플라잉 PD'라고 한다.
MBC <일밤-나는 가수다>의 김영희 PD와 엠넷 <슈퍼스타K> 김태은 PD는 플라잉 PD였다. <슈퍼스타K> 중국판인 <슈퍼스타 차이나>의 플라잉 PD로 다녀온 김태은 PD는 "중국이 새로운 콘텐츠에 굉장히 목말라 있는 상황으로 국내 웬만큼 창의력 있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은 거의 팔렸거나 논의 중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그는 "<슈스케 차이나>를 위해 5번 정도 중국에 다녀왔는데, 감동을 자아내는 공감대가 다르고 스태프 구성 자체가 달라 애를 많이 먹었지만, 국내 예능의 세계화에 기여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주말 예능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MBC <일밤-아빠! 어디가?>와 <일밤-진짜 사나이> 역시 이미 포맷이 팔린 상태다. 권석 MBC 예능국 책임 프로듀서(CP)는 "프로그램이 진행 중인 경우는 포멧이 팔려도 제작진의 시간을 빼기가 쉽지 않아 수출이 어려울 정도"라며 "해외 방송사들의 요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 판매 바이블을 만들어 나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지난 달 종방한 MBC에브리원 <우리결혼했어요 세계판>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인기를 얻었다. 2PM 멤버 택연과 중국 가수 겸 배우 오영결, FT아일랜드 멤버 이홍기와 일본 영화배우 후지이 미나가 짝을 이뤘다. 한국, 중국, 일본, 대만, 인도, 호주 등 21개국에서 방송됐다. 이 프로그램은 중국 예능 순위 10위권 안에 줄곧 들었으며, 한 회 평균
유튜브 클릭 수가 3000만뷰를 기록했다. OST는 발매 즉시 매진됐고, 예능 최초로 영상만화도 출간됐다. 종방 후 태국과 중국 등 동남아시아권 나라의 방송사와 프로덕션이 자국 연예인을 출연 및 제작진 인력 수출 요청이 쏟아졌다.
연출자 유호철 PD는 "태국이 적지 않은 비용을 제시했지만 무작정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것보다 광고비 수익 분배 비율이나 저작권을 일정 부분 인정하는 형식으로 계약이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원만식 MBC 예능국 본부장은 "예능 프로그램은 드라마보다 제작비가 덜 들고 수출 효과는 더 크기 때문에 전망이 밝다"며 "과거 인기 예능 프로그램도 수출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