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이전인 2015년 케이팝 그룹 빅뱅이 중국 청두에서 개최한 투어 콘서트 ⓒYG엔터테인먼트
한국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이 중국 OTT 비리비리를 통해 방영되고,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유쿠에서, ‘힘쎈여자 도봉순’이 아이치이에서 서비스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초에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강변호텔’이 한국 영화로는 약 6년 만에 중국 OTT에서 공개됐다.
중국 OTT가 한국의 콘텐츠를 잇달아 서비스하기 시작한 것이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에서 소위 한한령이 이뤄진 후 사실상 한중 문화교류는 단절된 것과 다름없었다. 그런데 대통령실이 한중 정상회담 성과로 양국의 문화·인적 교류가 재개됐다고 밝힌데 이어 이 같은 움직임이 이어지자 대중문화계 ‘한한령’(限韓令)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다만, 다른 대중문화 장르와 마찬가지로 현지 콘서트와 같은 활동이 막혔던 가요계에선 크게 동요하지 않는 듯한 분위기다. 물론 15억 인구의 중국은 K-콘텐츠, 그 중에서도 가요계에도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다. 한한령이 이어지던 지난 6년간에도 케이팝(K-POP)에 대한 수요는 이어졌고, 우리나라 입장에선 규모가 작은 내수 시장의 한계를 보완해 줄 수 있는 대체시장 중 하나가 바로 중국이다.
그럼에도 가요계는 왜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도 유독 차분한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미 케이팝은 수년에 걸쳐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왔기 때문이다. 케이팝은 미국과 유럽, 동남아 등으로 빠르게 진출하면서 이제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게 됐고, 아이돌 그룹의 멤버 구성에 있어서도 중화권에 치중했던 과거와 달리 미국, 호주, 베트남, 인도네시아 출신 등으로 다채로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