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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와]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미디어스] 현 예능 프로그램에서 xx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강심장>을 뽑을 이가 대다수일 것이다.실제 <강심장>은 스타들의 xx 시도나 충동에 관한 이야기를 공공연히 듣게 해주어 왜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기분 나빠야 하는지 생각하게 하고는 한다.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어쩌다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민감한 이야기인데, 유독 <강심장>에서 이런 얘기가 자주 나오는 것은 그만큼 이 프로그램이 자극적인 소재로 시청자를 잡으려는 것임을 알 수 있다.한두 번이었다면 어느 정도 이해하고 흘려버릴 만도 하지만, 오랜 공백기를 가진 이가 컴백할 때 들고나오는 이야기가 그 단어임에 시청자들로서는 불쾌하기 짝이 없는 경험을 하게 된다.
<강심장>은 대충 기억나는 이야기만 해도 그 사례가 심각한 수준이다.친구 김형은을 잃은 심진화, 김부선 또한 xx 충동을 느꼈다고 했으며, 가수 이지훈도 철없던 시절 술김에 xx 생각을 했었다는 고백을 하여 충격을 줬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가수 출신이지만 배우로 활약하고 있는 전혜빈도 지인의 배신으로, 충격에 실어증에 걸리고 결국 자해시도를 했다는 자극적인 말을 내뱉기도 했었다.걸그룹으로 유명해지기 전 원더걸스의 ‘선예’ 또한 xx충동에 약을 먹고 시도했지만 실패로 끝났다는 말은 심각한 충격을 안겨 주기도 했다.
박지윤이 출연한 이번 <강심장>에서도 그 주제를 피해가질 못했다.자신이 X-파일 사건을 통해서 억울한 오해를 받았는데, 마침 재계약도 물 건너간 상황에서 활동을 안 하며 오해가 기정사실화된 사건으로 인해 ‘희망도 없고 그래서 삶을 포기하고 싶었다’라고 말하여 또 한 번 놀라움을 준다.
같은 방송사지만 영 다른 이야기를 한 프로그램도 있다.<힐링캠프>에서는 ‘차인표’가 게스트로 나와, 유명인은 xx 이야기를 쉽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실제 그가 겪은 이야기 중에 한 토막이었는데, 자신이 봉사 다니는 소아암 병동에서 링거줄 하나에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이 1년 후에 찾아갔을 때 작은 생명이라도 잡으려고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보고 그런 생각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더군다나 그렇게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이 TV나 뉴스를 통해서 누군가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말을 듣는 것만큼 희망이 사라지는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라는 말은 너무나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특히나 유명하신 분들이 그런 말을 하면 절대 안 된다.물론 힘들고 그만큼의 고통이 있는 것은 알겠지만, xx은 우리 인생에 선택 메뉴가 아니다’라는 차인표의 말은 새겨들을 만한 이야기였다.
동 방송사지만 너무나 다른 이 두 케이스는 어떤 프로그램이 진정 좋은 프로그램인지를 저울질하게 만들기도 했다.<힐링캠프>는 그야말로 힐링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다가온 케이스이고, <강심장>은 힐링이 아닌 절망을 생각하게 하는 프로그램으로 다가왔다.
물론 <강심장>의 결론은 절망을 이야기하지 않는 부분으로 매듭짓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보면 그런 생각에 대해 아무런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 부분까지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아니라고 부인하겠지만, 매번 반복되는 극으로 이를 뻔한 고백들은 그 위험성이 어느 곳에서나 대두될 만한 문제임이 분명해 보인다.
특히나 민감한 감성을 가진 이들에게 자신이 우상처럼 바라보는 연예인들이 그런 충동이나 시도를 했다는 것은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그런데 자신이 그러한 상황에 몰리면 또한 똑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되는 것은 그런 말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절망에 빠져 있을 때 희망의 빛이 있는 출구를 찾아야 하는 것이 정답인데, 빛이 아닌 더욱 큰 절망의 어둠을 맛보라는 듯 자신의 올바르지 않은 경험담을 쏟아내는 것은 너무 큰 위험요소라 할 것이다.이는 스타들보다 그런 것을 필터링하지 못하는 <강심장>의 유해성을 먼저 나무라야 할 것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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