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케이팝은 장르화 되었다고 말들합니다. 케이팝 자체의 정체성과 형식을 갖췄다는 말이지요...비주얼, 다양한 장르의 융합, 팀워크, 장기간 연습생 생활을 통한 교육, 치밀한 시장 분석과 기획, 팬덤 등등 이미 케이팝만의 독특한 시장과 문화가 형성되었습니다. 서브컬쳐에서 점점 메인스트림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메인스트림이 된다는 것은 사실상 로컬을 벗어나서 글로벌라이제이션이 된다는 것이며 그것은 한국어를 벗어난다는 의미도 포함한다고 봅니다.
장르라는 것은 형식 및 폼, 패턴을 말합니다. 한국어는 그것을 채우는 콘텐츠의 하나이지요. 예컨대 세계적인 뮤지컬들의 가사가 한국에서 한국어로 번안되어 공연되기도 하며, 아예 한국에서 창작된 뮤지컬이 공연되기도 합니다.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이스트엔드의 세계적 음악감독들이 한국에서 작곡, 기획, 제작에 참여하기도 하지요...앞서 세계화된 음악 장르로서 뮤지컬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즉, 뮤지컬이라는 형식과 장르 아래 세계 각처에서 현지화된 작품들이 탄생하고 있지요. 중요한 것은 미국과 영국이 뮤지컬의 본가로서 명성과 권위를 잃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 역시 그러한 전례를 따라 케이팝 플랫폼으로서 강점과 권위를 상실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우선 지속적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좋은 팀들을 배출해야 한다는 것이고 세계적인 창작과 제작 수요를 채워줄 수 있는 제작과 교육 플랫폼, 그리고 자본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메리칸 팝과 잉글리쉬 팝은 이미 팝이라는 일반명사 속에 숨으며 세계의 절대적 주류가 되었습니다. 오히려 유로 팝은 이름으로 인해 로컬화된 느낌이 들면서 팝의 하위 장르 혹은 유사 장르와 같은 이미지가 되었지요. 그런 차원에서 케이팝도 기왕 세계화가 된다면 과감히 '케이'를 던져야 한다고 봅니다. 사실상 케이팝의 주력은 아이돌 음악입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아이돌 팝'이 맞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가운데 진정 한국의 정서와 유니크함을 탑재한 케이팝이 새로이 탄생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