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니스의 유산’이라는 한국 K팝 역사를 되짚어보자. 물론 K팝 태동기, 1987년 데뷔한 보이그룹 소방차가 당시 일본에서 최정상 인기를 달리던 쟈니스 보이그룹 소년대를 노골적으로 카피하고, 1990년 데뷔한 보이그룹 야차가 역시 비슷한 시기 선풍적 인기를 누리던 쟈니스 보이그룹 히카루겐지를 극단적으로 카피(롤러스케이트 타고 노래하는 보이그룹 콘셉트까지 그대로 카피했다)한 게 사실이다. 이 둘만 놓고 보면 분명 지금의 K팝도 쟈니스, 나아가 일본대중음악계의 유산이란 평가도 과한 게 아니다.
그러나 과연 지금의 K팝 효시를 과연 소방차와 야차 등으로 볼 수 있는지가 문제다. 위 마츠모토 준처럼 단순히 '춤추고 노래하는 그룹’을 쟈니스 등 일본대중음악계 전유물로 보지 않는 이상은 참 복잡한 얘기다. 당연한 얘기지만, 춤추고 노래하는 그룹 개념도 쟈니스가 '창조’해낸 건 아니기 때문이다.
쟈니 키타가와에게 영감을 준 할리우드 뮤지컬 외에도 사실 영향은 많다. 일단 미국 팝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보이그룹 개념은 먼저 나왔다. 1950년대 프랭키 라이먼 앤 더 틴에이저스가 '10대 소년들을 모아놓은 보이그룹’ 시초를 알렸고, 1960년대 에벌리 브라더스, 비치 보이스, 잭슨 파이브 등이 그 뒤를 이었다. 1970년대 남미 보이그룹 메누도는 실제적으로 일본아이돌산업에 수많은 영감을 준 케이스로 꼽힌다.
비록 쟈니스가 그 모든 보이그룹 형식들 효시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한국은 일본의 그것에 직격으로 영향 받은 것 아니냐는 의견도 물론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딱히 그렇지도 않다. 엄밀히 말해 위 언급한 소방차와 야차 정도만 사실상의 카피그룹으로서 낙인찍을 수 있을 뿐, 그 외엔 비슷한 예를 찾기가 무척 힘들다.
밑에 어떤 정신나가 분이 케이팝이 미국팝과 제이팝의 짬뽕이라고 이상한 소리를 해서 보라고 지난글 가져왔습니다 이해바랍니다
https://www.cfe.org/20201020_23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