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든 좋든 업계 리더인 이수만이
오래 전부터 한류의 방향성에 대한 이론을 완성했는데
그게 대충 아래와 같죠.
1단계 : 한류 문화 상품 수출
2단계 : 현지회사, 연예인과 연관하여 시장 확대
3단계 : 현지 합작회사 설립 및 현지화로 한국의 문화기술(CT) 전수
CT론에 근거한 한류 발전3단계 이론인데
예로써 중국의 자본력을 이길 수 있는 회사와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으니
차라리 중국과 합작, 또는 현지화로 "그 부가가치를 공유한다" 는 뭐 그런 말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익의 일부를 나눠 먹겠다"는 것으로
시스템 수출을 통한 로열티 기반의 성장을 하겠다는거고.
이것은 곧 "원산지" 개념이 아닌 "제조자"의 개념이 되기에
기존 케이팝의 정체성을 완전히 흔들어버리는 이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2010년대 초에
박진영이 한국인들에 의한 일방적인 소통이 아니라
국제적인 팀에 의한 쌍방향 흐름을 창조해야 된다면서
해외에서 직접 인재를 육성해서 키우겠다고 말했고요.
이수만의 CT론 그대로 결국 니지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지금의 니쥬를 낳았죠.
이러한 움직임은 2010년대 중반에도 진행되어 왔는데
에스엠의 중국 레이블V,NCT프로젝트가 있고
JYP는 보이스토리, 전원 중국인 그룹 프로젝트C가 예정되어 있고.
CJ ENM은 JO1이 있죠.
반대로 일본 상황은
내수가 강해서 해외진출을 안한게 아니라
끊임없이 해외 진출을 시도해도 계속 실패하니까 못나간건데.
가령, 쿠보타 토시노부, 아무로 나미에, 마츠다 세이코, 우타다 히카루 등등.
난다긴다하는 일본 탑들이 영어 앨범내고 프로모에 돈을 어마어마하게 쏟아부어도 죄다 안됐죠.
그걸 또 한켠으론 어쩔 수 없다고 여긴 부분도 있었고요
그만큼 세계의 벽은 높았으니까요.
근데 그사이 케이팝이 성장해갔고
이 이해하기 힘든 상황을 놓고
한국 따라잡겠다고 쿨재팬이란 삽질이 시작되고, 나랏돈도 무지하게 날리죠.
예로, 48계열의 동남아 진출 역시 쿨재팬 지원금인데 역시나 분위긴 나가리고요.
아무튼, 이후에 일본 입장에서는 케이팝의 모멘텀은 과연 무엇일까.
당연히 깊게 고민해봤을테고.
그 해결책으로써의 첫 시작을
케이팝과 제이팝과의 믹스가 아니었을까 저는 생각해봅니다.
"케이팝과 제이팝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것"
시작은 모호한 정체성에 기댄 제이팝의 기생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제이팝에 손해되는 것이 전혀 없으니까요.
이런 일본의 상황과 앞서 이야기한 우리의 CT론이
결합하기에 딱 좋은 환경이 됩니다.
니지를 예를 들면
그저 박진영의 사업 모델 중 하나이고
분명히 JYP의 CT로 만들어짐으로
이수만, 박진영이 계획한 케이팝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은 맞죠.
하지만 이러한 흐름이 우리가 생각하는 기존 케이팝의 정체성을 흔들어버리는 것도 맞고요.
중요한건 여기서 케이팝이냐 제이팝이냐가 아닌
케이팝에 대한 제이팝의 기생이 시작되었는데 의미가 있겠고.
그것이 우리가 경쟁상대로 여기는 일본이기에 더 화제가 되고
설마 했던 이수만의 CT론 3단계가
진짜로 피부에 와닿게 되었다는 점에서 놀라운거겠죠.
따라서 앞으로는 니쥬로 인해 수 많은 기획사들이 당분간 이 모델을 택하게 될거고..
시스템 수출을 통한 로열티 기반의 성장물도 지속적으로 탄생할 것이고요.
그건 일본 뿐만 아니라 중국, 동남아, 남미 등등..
여러나라에서 진행되겠죠.
아무튼,
케이팝 파이가 커지면서
시스템 수출을 통한 로열티 성장에 그치지 않고
에스엠의 미국 에이전시 CAA, 마블과의 협업이라던가
해외 음원 콘텐츠 유통사 오차드, 라우트노트와 연계,
또 와이지는 인터스코프 레이블과 글로벌 프로젝트로 닿아있는 것처럼
케이팝 외적인 부분에서의 활발한 움직임도 있지만
현시점 가장 피부에 와닿는 니지프로젝트, 니쥬라는 그룹을 보면서
고지식한 내가 보는 케이팝의 미래는 꽤나 혼란스럽겠구나..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정리하면
시장 환경, 규제 상황에 따라 과거의 성공사례를 더이상 적용하기 어려워지고 있어서
앞으로는 이러한 움직임이 더 활발해질거 라는거고.
우리는 앞으로 꽤나 혼란스러워 질 수도 있겠다는 거
그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