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의 진실되지 않은 마케팅, 미야와키 사쿠라는
미야와키 사쿠라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하이브의 문제점은 단순히 사쿠라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 아니다. 사쿠라에 관해 팬들을 기만하는 것이 문제다. 르세라핌 프로모션 과정에서 사쿠라는 언론에서 이 그룹의 센터라고 홍보됐다. 한편 사쿠라가 대형 중앙에 서 있는 구도로 콘셉트 포토와 티저 영상이 찍혀서 나왔다. 사쿠라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고 싶어 하는 팬들은 그가 아이즈원 시절보다 좀 더 나은 처우를 얻길 바라며 많은 앨범을 샀다. 한편으론 일본인 아이돌이 BTS 회사의 센터가 된다는 화젯거리로 일본에서 사회적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정작 데뷔곡 무대 센터는 다른 멤버였고, 사쿠라는 데뷔 후 앨범 활동이 끝날 때까지 이번에 네이버 NOW에 출연할 때까지 한국에서 단 한 차례의 개인 활동도 하지 못했다.
사쿠라가 센터를 해야 하거나, 센터가 아니라서 문제란 말이 아니다. 아티스트와 팬들의 신뢰감을 이용하는 회사의 태도를 따지는 것이다. 하이브가 사쿠라를 대하는 방식은 일정한 패턴이 있다. 앨범 프로모션 기간에는 사쿠라에게 비중이 주어진 듯해 팬들의 기대감이 조성되지만, 정작 숨겨놓은 본 활동에선 어김없이 ‘분량’이 축소돼 있다. 이번 앨범 ‘antifragile’에선 그런 의도에 분칠조차 되어 있지 않다. 컴백을 앞두고 예판이 진행되던 때에는 참가한 시상식 공연과 콘셉트 포토에서 신경을 써 줬다. 사쿠라 중국 팬 공구는 전작보다 두 배 이상 뛰어서 16만 장이 됐고, 그룹 전체 공구의 70% 이상이다. 하지만 예판이 거의 끝난 시점에 출연한 케이콘 재팬에선 오랜만에 가진 고국에서의 방송 공연인데도 아무런 역할 없이 사이드에 있었다.
며칠 전 공개된 뮤직비디오에선 사쿠라는 1분이 지나도록 얼굴 정면이 나오는 개인 컷이 단 하나고 1초 동안 나온다. 무대에서는 동선과 대형마저 불리해 그냥 안 보인다. 예컨대, 홍은채와 똑같은 파트를 1절, 2절 나눠서 부르는 데도 홍은채는 대형 중앙에서 부르고 사쿠라는 대형 끝에서 부른다. 그나마 있는 파트를 대부분 노래 후반에 넣어놓아서 1절이 거의 끝날 때까지 보이지가 않는다. 다섯 명밖에 되지 않는 그룹이라 파트를 긁어모으면 숫자로 나오는 분량은 제로가 아니겠지만 그건 허상이다. 파트가 있어도 뮤비와 무대에선 잘 보이지 않도록 배치해 놓았기 때문이다.
뮤비와 무대가 공개된 직후, 국내외 팬덤은 술렁였다. 당연한 일이다. 평소 이런저런 영상 콘텐츠를 관찰하고 글을 써 본 입장에서 정말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저 뮤비와 무대를 만든 사람들이 사쿠라의 존재를 블러 처리하고 싶어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들은 사쿠라에게 단순히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이 아니다. 반대로 여러 단계의 의논과 지시, 계획을 적극적으로 거치지 않고는 저런 구성이 나올 수가 있는지 의문이다. 게다가 무대가 공개된 쇼케이스 당일 올라온 멤버 별 직캠은 사쿠라 것만 조명이 어둡게 처리돼 잘 보이지 않고, 엔딩 장면에서 사쿠라만 개인 샷을 주지 않았다. 이것이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계속해서 저런 방향의 사건만 겹친다면 과연 우연인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출처 : 미디어스(http://www.mediaus.co.kr)
ㅎ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