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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 베일리가 연기한 흑인 에리얼은 원작인 애니메이션 '인어공주'(1989) 속 에리얼의 이미지를 왜곡, 많은 디즈니 팬들의 추억에 생채기를 내며 실망감을 자아냈다. 또, 모든 인종의 인간과 인어들이 한데 전시되는 엔딩신은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디즈니 PC주의의 극치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죽하면 이 엔딩을 두고 패션 브랜드 베네통이 '다양성'이란 콘셉트 아래 모든 인종들을 모아놨던 광고의 한 장면 같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논란을 일으킨 '블랙워싱'과 'PC주의'를 걷어내면 '인어공주'가 볼 만한 작품인가 하면, 그렇지 않다. '인어공주'는 에리얼을 흑인으로 바꾸는 용단을 꾀했지만, 스토리는 원작의 변형 없이 그대로 따왔는데, 그 서사의 흐름이 너무도 평이해 특징이 없다.
게다가 영화의 명도가 낮은 탓에 에리얼의 어두운 피부색이 묻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몇몇 커뮤니티에는 아이들과 함께 '인어공주'를 보러 갔다가 너무 어둡고 음침한 느낌을 받은 아이가 울음을 터트려 관람을 중단하고 영화관을 나왔다는 후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또, 에리얼의 친구 세바스찬과 플라운더 등 바다 생물들이 너무 사실적으로 그려지는 바람에 영화를 보는 어린이들에게 매력을 끌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도 있다.
한국 관객들이 '인어공주'에게 바라는 것은 간단하다. 34년 만에 실사 뮤지컬 영화로 만들어진 '인어공주'가 어떻게 원작의 본질적인 메시지를 계승 발전해 구현했는지 보고 싶고, 실제로 생동하는 추억 속 에리얼을 만나고 싶다는 것이 이번 '인어공주'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다.
대다수의 한국 관객들은 '인어공주' 자체의 작품성에 만족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익히 알던 서사를 반복하는 데다 영화적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작품을 내놨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작의 이미지를 왜곡하고 PC주의를 강요하는 '인어공주'가 반가울 리 없다. 따라서 '인어공주'에 혹평하는 한국 관객들을 마인드가 편협하다거나, 이념적으로 미개하다는 등의 폄훼는 무척 곤란하다. 또, 일부 해외 매체는 '인어공주'에 대해 혹평하는 한국 관객에 대해 '트롤'(고의로 공격적인 평가를 하는 사람)이란 평가를 내놓기도 했는데, 이는 온당치 않다. 편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