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국 드라마에 이어 예능 콘텐츠 수입 및 공동 제작 등을 규제할 내부 방침을 세워 한류 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중국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은 중국 방송사의 한국 예능 수입을 제한하고 1년에 한 시즌만 방송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 규제안을 만들고 있다. 가장 성공한 리메이크 예능이라 손꼽히는 중국 저장TV의 중국판 ‘런닝맨’은 당초 10월 방송 예정됐던 시즌3의 제작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이창태 SBS 예능국장은 “중국은 예능을 시즌 단위로 제작한다. 이 때문에 SBS와 중국판 ‘런닝맨’ 시즌3 제작 관련 포맷 수출 및 공동 제작을 논의하며 구두 합의했으나 최근 중국 측이 예능 수입 규제 계획을 세운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런 분위기는 ‘런닝맨’을 넘어 ‘나는 가수다’와 ‘아빠 어디가’ 등 한국 예능을 리메이크하는 중국 방송사 전체로 번질 조짐이다. 광전총국의 규제 방침이 공식 발표되면 드라마에 이어 예능 콘텐츠 수출길이 막히게 된다. 이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역행하는 조치라 할 수 있다. 이창태 국장은 “광전총국을 통한 중국의 규제는 강화되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한류의 첨병 역할을 하는 대중 문화계는 FTA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해외 시장의 활로를 찾지 못하면 매 회 200명이 넘는 제작진이 투입되는 ‘런닝맨’과 같은 작품은 만들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이런 폐쇄적 조치의 배경에는 자국의 문화가 타국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자문화 중심주의가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한국 드라마나 예능을 베끼고 리메이크하는 것에 자존심이 상한 중국이 정책적으로 이를 막으려 한다는 것이다.
중국 전문 에이전시 레디 코리아의 배경렬 대표는 “중국은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기 때문에 자국민이 한류에 열광하는 것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며 “할리우드 영화에 대규모 투자금을 대 자본으로 굴복시켰듯, 한류 역시 콘텐츠를 사지 않고 한국 우수 인력을 사가 직접 만드는 방식으로 자국화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