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준수가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은 본인 소유의 제주토스카나호텔을 매각해 상당한 시세 차익을 얻고 '먹튀'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그동안 김씨가 받은 세제 혜택을 추징·회수할 계획이다.
7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월 서귀포시 강정동에 위치한 제주토스카나호텔을 매각해 30억원 가량의 시세 차익을 거뒀다. 이 호텔은 부산 소재의 J 회사가 지난달 2일 사들여 같은달 26일 소유권 이전등기까지 마친 상황이다.
제주토스카나호텔은 서귀포시 강정동 2만1026㎡ 부지에 설립된 부띠크 호텔로, 김씨가 대표이사 겸 주요 투자자로 나서 화제가 됐다. 총 285억원이 투입된 이 호텔은 지하 1층~지상 4층 본관 건물(객실 56개)과 풀빌라 4동으로 구성돼 있다. 야외수영장과 레스토랑, 카페, 스파시설, 세미나실 등도 갖추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2014년 1월 토스카나호텔을 제주투자진흥지구로 지정했다. 휴양 숙박시설에 한류 이벤트 공연장까지 갖춰 국내외 관광객 유치 효과가 크고, 고용 파급 효과도 높다는 이유였다.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됨에 따라 토스카나호텔은 관세, 취득세, 등록세, 개발부담금을 전액 면제받았다. 또 법인세·소득세(3년), 재산세(10년)도 일정 기간 면제받았고, 대체산림조성비·농지보전부담금 50% 감면 등의 혜택도 받았다.
그러나 이같은 세제 혜택을 모두 받은 김씨가 약 30억원의 시세차익을 내고 3년 만에 호텔을 팔아버린 것이다. 제주도는 이 같은 '먹튀'에 당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투자진흥지구 지정을 신청할 때 김준수 뮤직 체험, K팝스타 이벤트, K팝 신인 이벤트, 한국 밴드 음악 뮤지션 초청 이벤트, 한국 비보이 댄스 이벤트 등을 제시해놓고는 호텔을 매각해버렸다.
이에 따라 지역주민을 위한 토스카나 문화예술 인재 육성 장학재단 설립과 2023년을 목표로 한 장학금 10억원 지원 사업 역시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제주도 관계자는 "김준수라는 브랜드를 보고 관광객 유치효과, 파급효과를 예상해 투자진흥지구로 지정했는데, 이제 껍데기밖에 없게 됐다"며 "종합계획심의위원회를 열어 투자지구 철회를 요청하고, 그동안의 세제 혜택을 회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오는 9일 군 복무를 앞두고 있다.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해 기초 군사훈련을 받은 뒤 의무경찰로 병역 의무를 이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