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K팝이 미국팝 보다 선진적인 부분을 말하기 전에,
방탄소년단의 음악이 미국 대중음악 팬들에게 참신하게 보이는 부분을,
많이들 아시겠지만 그래도 한번 더 언급해 봅니다.
이건, 제 의견이 아니고 예전에 본 칼럼 내용입니다.
원래 '아이돌'이라는 장르도 미국이 기원이고
'힙합'이라는 장르도 미국이 기원이죠.
그런데, 이 두 장르 즉, '아이돌'과 '힙합'은 원래 서로 대척점(정반대의 끝과 끝)에 있는 장르입니다.
'아이돌'이라는 장르는 기존 오버그라운드 시스템(기획사)에서 잘생긴 외모로 소녀팬을 공략해서 음악성이 아닌 순전히 돈을 벌기 위해 제작되는 가장 자본주의적인 장르인데 반해,
'힙합'이라는 장르는 기존 질서를 비판하는, 반자본주의적인 언더그라운드의 대표적 장르이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아이돌이 힙합음악을 합니다. 이게 미국 사람들이 보기에는 원래 말이 안되는 것고 상상하기 힘든 현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한국에서는 성공적으로 아이돌힙합이라는 장르를 만들어냈고 방탄에 이르러서는 정통 힙합하는 사람도 욕할 수 없는 멋진 힙합음악을 하고 있다는 것이죠.
'잘생긴 아이돌이 힙합을 한다.'
이게 한국대중음악팬들에게는 익숙한 것이지만 미국대중음악팬들에게는 기발한 발상의 참신한 것이라고 하네요.
이런 참신함이 방탄이 서구사회에 먹히는 이유 중 하나랍니다.
다음으로 케이팝이 미국팝보다 선진적인 부분을 말씀드리면...
독일의 희곡을 쓰고 연극을 연출하는 어떤 분이 한국에 와서 마당놀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왜냐면,
이 독일분은, 연극을 연출하면서 어떻게 하면 연기자가 관객들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연극이 아닌,
연기자와 관객들이 서로 쌍방향으로 소통을 하는 연극,
즉 연기자와 관객이 함께 연극을 만들어가는 연극을 만들 수는 없을까 오랜시간 고민을 했다는 것이죠. 서구사회의 연극 공연자들의 공통의 관심사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한국의 마당놀이는 출연자들이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관객들이 그 질문에 대답하며 출연자와 관객이 서로 의사소통을 하며 극이 진행되죠.
서구사회에서 고민하고 있던 쌍방향 소통 연극이 한국에서는 이미 몇 백년 전부터 가능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란 것입니다.
현재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케이팝의 모습도 비슷합니다.
미국대중음악에서도 락 공연에서는 관객이 공연에 참가하는 부분이 있죠.
하지만 케이팝 처럼 본격적이지가 않습니다.
관객이 떼창으로 코러스를 넣어서 관객들의 함성이 공연의 일부가 되는 것이 케이팝입니다.
한국대중음악팬들은 이것을 간단히 떼창 문화로 보고 있지만,
사실 떼창 문화는 보다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저는 광고 업종에 종사한 적이 있는데,
이미 광고계에서는 2000년대가 그 이전 세대와 달라지는 가장 큰 차이점이
쌍방향 커뮤티케이션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예언이었습니다.
즉, 방송사가 방송을 하고 시청자는 일방적으로 보고
신문사가 신문을 발행하고 구독자는 일방적으로 신문을 읽고
뮤지션이 음악을 만들면 청취자는 일방적으로 음악을 듣는,
컨텐츠 생산자 -> 컨텐츠 소비자의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 시대가 아니라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개인 방송이 생기고 생산된 컨텐츠에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반응을 보이고 시청자가 컨텐츠 제작에 참가하여 컨텐츠의 일부가 되는 형태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점이죠.
전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인터넷, 아이티 문화가 발달한 곳이고
그래서 한국이 전세계에서 가장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발달한 곳입니다.
그리고 K팝 역시 방탄소년단의 공연에 아미의 떼창이 합쳐져서 하나의 공연이 되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장르가 발달한 것이죠.
그리고 어제 AMA에서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보고 미국인들이 놀란 점도
단순히 관객들의 폭발적인 반응 때문에 놀란 것이 아니라
미국팝에는 없는 쌍방향커뮤니케이션의 공연을 보고 깜짝 놀란 것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바로 케이팝이 미국팝 보다 앞서있는 선진적인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