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이 과거 한류에 대한 생각을 밝힌 인터뷰 링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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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의 발언을 보면, 결국 박진영의 목적은 kpop이 pop, rock. jazz, hiphop과 같은 하나의 장르가 되기를 바라는듯 합니다.
그것을 위해 할 수만 있다면 '한류'라는 말에서 '한'을 빼버리고 싶으며,
그 이유로는 '민족주의적인 색채' 로 인해 거부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는데요.
그에 덧붙여 자신은 그냥 열심히 음악을 했을 뿐인데, 어느 순간 '한류'라는 말이 붙었다며 안타까워 하네요.
하지만 저는 박진영이 대단히 큰 착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 링크의 평론가들 말처럼, 애초에 한류는 '민족주의적 내용'을 바탕으로 누군가 의도적으로 만든 현상도 아닐뿐더러, 다른 나라의 거부감을 유발할 수 있는 '좁은 의미의 민족주의'와 '문화 컨텐츠로서의 민족주의'는 전혀 다르다는 부분을 간과한 것이죠.
또 한류가 지금처럼 세계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기까지는 문화 외적인 부분도 큰 지분을 차지했습니다.
만약 정치, 경제, 사회, 국민 수준 등등 모든 분야의 발전을 통해 우리나라의 국가 이미지가 지금만큼 향상되지 않았다면, 과연 '한류' 라는 말이 생겨날 수 있었을까요?
단적으로 공산독재국가이자 짝퉁이라 낙인 찍힌 중국이나, 화약고로 낙인 찍힌 북한, 중동 문화가 세계로 부터 반향을 이끌어 낼 수 있겠습니까?
뿐만 아니라 문화 내적인 부분에서 본다고 하더라도, kpop은 한류의 일부분일 뿐이지, kpop이 한류의 모든 것은 아닙니다.
처음 한류라는 말이 붙게 된 계기도 대장금을 비롯한 드라마가 그 시작이었으며, 한류에는 kpop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음식, 공산품, 놀이 문화, 각종 생활 풍습 등등 광범위한 문화 영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Kpop 내로 범위를 더 좁혀서 보더라도, kpop이 지금만큼 세계적으로 사랑받기까지는 박진영이나 jyp뿐만이 아닌 수많은 기획사와 음악인들의 노력 덕분이었지, 박진영이나 jyp는 결코 kpop을 대표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단적으로 박진영과는 달리, 방시혁은 "K팝 고유의 장점을 살려나가겠다"라고 전혀 다르게 생각하니까요.
정작 kpop을 좋아하는 많은 외국인들은 "기존의 익숙한 장르들을 기반으로 하긴 하지만, 그것과는 구별되는 kpop 만의 독특하고 신선한 부분들 때문에 매력이 있다" 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만약 kpop이 한국적인 색채를 제거하고, 미국인이, 영어로, 미국에서 기존 미국음악과 딱히 구별되는 차별점 없이 활동한다면 과연 세계를 선도하는 pop과 경쟁이 될까요?
즉, 박진영의 희망대로 한류에서 '한'을 빼버린다면 그건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일뿐더러, 이건 한류가 세계로 퍼져나가고 지금처럼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그 '한국적인 색채' 덕분이었다는 점을 간과한겁니다.
rock, pop, jazz, hiphop 등이 그 차체로서 하나의 음악적인 장르인 것과는 달리, kpop에서 k는 빼버릴 수 없는 부분이니까요.
이건 마치 '제3세계 음악'에서 '제3세계'라는 말을 빼면 존재 의미가 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kpop의 K가 가지는 고유한 특징에는 한국인/ 한국어/ 한국에서의 데뷔 및 활동 이라는 부분들이 각자의 영역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만약 박진영의 발언처럼 일본인이 일본어로 일본에서 활동하도록 프로듀싱 한다면, 그건 그냥 'jyp일본지부 설립'일 뿐입니다.
이런 부분은 사업적인 관점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 이런 것까지 거부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본인이 일본어로 일본에서 활동하는건 결코 kpop이 아닌데, 그게 kpop의 미래라고 말하는 박진영의 발언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습니다.
그건 kpop의 미래가 아니라 jyp의 미래죠.
이런 생각없는 발언들을 통해 본진이라 할 수 있는 한국팬들을 자극해봤자 좋을게 하나도 없을텐데, 대체 박진영이 무슨 생각으로 저런 말을 했는지 의문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