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생각하면, AKB시스템이 장점이 많아보입니다.
1. 실력 : 끊임없는 경쟁을 유도하니까 아이돌들이 자기계발을 끊임없이 계속해서 실력이 꾸준히 늘고
2. 민주적 : 투표시스템을 통해 대중에게 판단을 맡기니 성공가능성이 높고
3. 인간적 : 그리고 떨어진 연습생을 버리는게 아니라 끝까지 안고가면서 언제든지 투표를 통해 상위권 재진입을 노릴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적이고
참 좋은점들이 많은거 같죠. 근데 이거는 희망편이고 현실은...
1. 실력의 허상
이제 겨우 10대인 아이돌의 실력은 절대로 스스로 늘지 않습니다. 가르쳐서 키워야지 그냥 절벽밑으로 던져놓고 니들이 알아서 날아라고 하는거 밖에 안되는 거에요. <우리는 니들 가르치는데 돈 1원도 쓰기 싫다. 니들이 알아서 성장하면 우리는 그 성장한 놈을 쓰면 됨ㅇㅇ> 이런 식인거고 따라서 실력이 좀처럼 늘지를 않습니다.
2. 민주적?
모든 선택을 대중에게 맡기니 민주적이고 합리적인것 같지만, 사실 이건 함정입니다.
민주주의는 본질이 국민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결정하는 "주관식"이 아닙니다. 전문가집단이 내놓은 대안중에서 선택하는 "객관식"이 본질이죠.
이건 우리나라 정치현실도 마찬가지인데,
정치인이 자기가 먼저 공약을 내놓고 자기를 뽑을지 말지를 국민들에게 선택하게 해야하는것이지,
정치인들이 "국민 말씀을 들어보고 공약을 결정하겠습니다" 이런거는 사실상 국민보고 "선제시요" 이지랄하고 자빠진거나 마찬가집니다. 오히려 국민에게 선택의 폭을 줄이는 겁니다.
예를들어, 탈원전을 하겠다는 정치인과 원전을 계속 짓겠다는 정치인이 있다면 그 공약을 보고 국민들이 정치인을 선택하는 것이지, 정치인 둘다 "탈원전 할지 말지 국민 의견에 따르겠습니다"이러면서 공약을 말을 안하고 버틴다면, 국민들은 뭘 보고 투표를 하나요?
AKB시스템도 이런 함정에 빠져있습니다.
한국 K팝 기획사처럼 자기들이 멤버를 뽑고 가르치고 프로듀싱해서 완성품을 내놓으면, 소비자들은 "트와이스"를 지지할지 "블랙핑크"를 지지할지 선택해서 빨면 됩니다. 이게 훨씬더 민주적이고 합리적인겁니다.
일본처럼 멤버 선정부터 소비자 니들이 해라고 던져주고 손놓고 있는거는, 이거는 민주적인게 아니고 오히려 소비자가 선택권이 없어요.
K팝은 멤버가 안좋거나, 엉터리로 프로듀싱한 걸그룹은 자연스럽게 도태가 되고, 실력있고 인기있는 걸그룹만 남게되죠.
그런데 일본은 얘를 찍어도 AKB고 쟤를 찍어도 AKB예요. 센터만 바뀔뿐이죠. 소비자에게 선택권이 많은것 같은데, 사실은 오히려 선택권이 K팝보다 적은겁니다.
3. 인간적?
도태시키지 않고 안고가니까 인간적이다? 글쎄요
기업의 채용을 예로 들어봅시다.
적정인원만을 뽑지만 한번 뽑은 노동자는 확실히 노동권을 보호하는 기업과
무조건 많이 뽑는 대신에 아프리카 청춘에 보내버리는 기업 가운데
어느 기업이 더 인간적일까요?
AKB는 합리적인것 같지만,
현실은 아이돌 지망생은 넘쳐나니까 잔뜩 데려다가 크리넥스 휴지처럼 일회용으로 써먹고 버리는 시스템이 AKB입니다
투표라는 시스템을 이용해서 책임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해놓고
기획사는 멤버 교육도 안하고, 프로듀싱도 소홀하게 하고, 뭐 어차피 하겠다는 애들 많은데 내가 비용을 왜쓰냐 그냥 많이 뽑으면 그중에 몇몇 년들은 인기 있겠지 그년들 내세워서 돈벌면 된다는 전형적인 꼰대식 마인드로 돌아가고 있는 거죠.
일본이 돈이 많고 시장이 워낙 크니까 오타쿠들 돈 쓰는것 만으로도 돌아가니까 AKB가 버티는거지,
일본에서 한발짝도 못나가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