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신곡 ‘아이돌’ 뮤직비디오 한 장면. 일곱 청년은 팔작지붕에서 한국적 흥을 낸다. 지붕엔 한자 쌍희 희(囍)가 새겨져 있다. 세계를 무대로 누비는 아이돌그룹이 표현한 기쁨이다. 뮤직비디오 캡처
신곡 ‘아이돌’로 한국문화 앞세워… 올림픽주경기장 공연 시작으로 다시 세계로
신곡 ‘아이돌’ 뮤직비디오
국악 등 한국적 요소 담아
“얼쑤 좋다” 추임새도 가사에
첫날 69개국 음원사이트 1위
“한국 가수로서 정체성 알리고
다문화 콘텐츠 야심 드러내”
개량 한복을 입은 일곱 청년이 ‘덩기덕 쿵더러러’ 소리에 맞춰 팔을 나비의 날갯짓처럼 흔든다. 택견을 연상케 하는 발차기를 한 뒤 “지화자 좋다”를 외치며 분위기를 띄우는 모습이 구성지다. 상모를 돌리며 고궁을 뛰노는 사물놀이패가 아니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이 신곡 ‘아이돌’의 뮤직비디오에서 선보인 모습이다.
영상에는 한국적 상징들이 가득하다. 호랑이부터 토끼가 있는 보름달 그리고 팔작지붕의 한옥까지. 알록달록한 사자 탈을 둘러쓴 춤꾼은 단번에 눈을 사로잡는다.
방탄소년단이 신곡에서 벌인 춤판엔 국악도 흐른다. 꽹과리를 비롯해 현악까지 포함됐다. “서울대 예술과학센터에서 개발해 무료로 제공한 국악 가상 악기 앱을 활용해 만든 소리”(이돈응 서울대 작곡과 교수)였다. 굿거리장단에 맞춰 북청사자놀이를 하는 K팝 아이돌그룹이라니. 방탄소년단은 ‘아이돌’에서 한국 가수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방탄소년단이 새 앨범 제목 ‘러브 유어셀프 결(結) 앤서’(‘앤서’)처럼 세계를 누비며 찾은 음악적 답은 내 안의 멋, 즉 한국 색을 길어 올리는 일이다.
“후렴구로 ‘얼쑤 좋다’를 넣으니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프로듀서님이 ‘농담이지?’라고 되묻더라고요. 그런데 계속 그 추임새가 머릿속을 맴돌아 쓰기로 했죠. 저 어려서 판소리 배웠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한국적 요소가 곡에 스며든 게 아닐까요? 하하하” 방탄소년단의 멤버인 RM이 26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공연 직전 취재진과 만나 들려준 얘기다.
테일러 스위프트 넘어선 파급력
‘앤서’의 출발은 순조롭다. ‘아이돌’은 곡 공개날인 24일 미국과 캐나다 일본 브라질 등 69개국 주요 음원 사이트인 아이튠스 ‘톱송’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빅히트는 “방탄소년단이 앨범을 낸 이래 가장 많은 나라에서 1위를 기록했다”라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은 유튜브 1일 최다 조회 수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아이돌’ 뮤직비디오는 같은 날 5,626만 8,646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미국 음악시장에서 가장 파급력 있는 가수인 테일러 스위프트가 지난해 ‘룩 왓 유 메이드 미 두’ 뮤직비디오로 세운 최고기록 4,320만 여 건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방탄소년단이 새롭게 던질 음악적 화두는 무엇일까.
“유시민 작가님의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고 감동했어요. 어떻게 내가 사회에 이바지하고 사회와 연대하며 살아야 하는지에 관심이 많아요. 이제 막 새 앨범을 냈으니 차차 기획을 해봐야겠죠.”(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