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전조는 한국에서 엿보였다. 국내 네티즌들이 평가하는 걸그룹 순위에서 소녀시대 2NE1 티아라에 밀려 빅3에서 일찌감치 사라졌다는 것이 가요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심지어 원더걸스 포미닛 미쓰에이 등 갑론을박 엇갈리는 '빅5'에서도 카라는 사라지는 분위기다.
물론 카라의 일본 내 위상은 아직까지 굳건해 보인다. 일본에서의 첫 단독콘서트를 앞두고 5대 도시, 10회 공연 10만석은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팬들의 뜨거운 성원에 추가공연이 결정됐다.
그런데 이런 카라의 일본 내 열기와는 달리 지난 2월 서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콘서트는 사뭇 달랐다. 국내 첫 단독콘서트를 위해 다양한 무대를 준비한 카라였으나 티켓 판매율이 매우 저조했고 이어진 초대권 남발 문제로 국내 팬들에게 적잖은 아쉬움을 남겼다.
일본에서는 톱 걸그룹 반열에 이름을 올렸으나 국내에서는 그 존재감이 점점 더 조그라들고 있다는 이야기가 가요계 곳곳에서 들린다.
왜 이렇게 카라의 한일 인기 온도차가 나는 것일까.
이와 관련 한 가요 관계자는 "2010년초 카라가 소속사와 갈등 및 해체 위기 등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한국에서는 이미지에 적잖은 손상을 입었다"면서도 하지만 "한국과 달리 당시 사건이 일본에서는 카라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2명과 3명으로 쪼개진 카라는 팬덤 안에서도 '해체요구' 서명운동까지 벌어질 정도로 심각한 이미지 실추를 겪었다.
당시 사건을 겪으며 자연스럽게 카라를 지탱하던 친근한 이웃집 소녀 이미지는 약해질 수 밖에 없었다.
와중에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상반된 모습을 보인 점도 국내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분쟁 중 카라 멤버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한국을 떠나 밝은 미소로 일본 팬들과 만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일본 드라마 촬영이 진행된 것은 물론 분쟁 봉합 후 첫 행보도 일본 활동이었다.
카라가 분쟁 직전부터 갈등 봉합 후까지 한국보다 일본 활동에 치중하고 있는 점은 국내 지지기반의 약화를 야기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가요계 일각의 분석이다.
지난해 9월 '스텝'으로 국내에 컴백했으나 약 3주간의 짧은 활동에 그쳤다.
카라는 '미스터'로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고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생계형 아이돌', '친근한 이웃집 소녀' 이미지를 구축하며 한국 내 인기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타 걸그룹과 비교해 볼 때 정작 가수로서의 성적은 톱걸그룹이라 하기에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생계형 아이돌'의 대명사였던 카라가 본격적으로 대중들의 눈에 든 것은 2009년 발표한 정규 2집 '레볼루션'이었다. 타이틀곡 '워너'보다 수록곡 '미스터'가 대중들의 인기를 끌며 인기 걸그룹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가온차트 2010년 연간 디지털 종합차트에 따르면 카라는 18위 '루팡', 64위 '점핑'을 이름에 올렸을 뿐 1위 미쓰에이를 비롯해 아이유(2위, 21일), 소녀시대(5, 10위, 25위), 2NE1(4, 13위), 원더걸스(6위), 티아라(16위) 등에 미치지 못한다.
연간 앨범차트에서도 2010년 발표한 3집 미니앨범 '루팡'은 연간차트 16위, '점핑'이 37위를 기록했을 뿐이다. 이는 2~4위를 휩쓴 소녀시대, 7위를 차지한 2NE1 등에 비해 부족한 성적이다.
2011년 연간차트에서도 음원성적은 티아라, 2NE1, 에프엑스, 미쓰에이, 시크릿, 걸스데이, 씨스타, 포미닛 등에 훨씬 뒤쳐졌다. 소속사와 분쟁 봉합 후 처음 발표한 '스텝'은 디지털 차트 54위, 음반차트 11위를 기록했다.
국내 활동에 치중하지 않더라도 카라는 일본에서 충분히 높은 인기와 수익을 내는 인기 그룹이다. 일본 내 K-POP의 위상을 높이는데 일조했다는 평가에는 이견이 없다. 일본에서의 티켓파워와 인기 역시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본 내 카라의 위상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가요 관계자들은 국내 추락하는 위상에 대해 카라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한 가요 관계자는 "국내 팬들의 지지기반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면 카라가 한일 양국에서의 인기 온도차를 냉정하게 분석하고 해결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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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국내활동도 좀 신경써줬으면 데습에서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