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FNS 출연에서 무엇보다 눈여겨봐야 할 건 아이즈원이 한국어 가사로 노래를 불렀다는 사실이다. 한국 역시 비슷한 상황이지만, 일본 방송에서는 자국에 진출한 해외 가수들이 일본어로 노래 부르는 게 원칙이다. 몇몇 음악 방송에서 케이팝 가수가 한국어 노래를 부른 예외가 있지만, 가사를 번안해 국내 활동 트랙을 다시 녹음하든가, 일본 진출용 트랙을 새로 작업한다. 후지 TV 역시 마찬가지다. 역대 FNS에 출연한 케이팝 가수는 예외 없이 일본어로 공연했다. 아이즈원 출연 소식이 보도됐을 때 ‘프로듀스 48’ 때 부른 일본어 경연곡이나 일본어로 번안한 ‘라비앙 로즈’를 부르지 않겠냐는 관측이 대세였다. 하지만 공연 당일 첫 소절을 떼는 장원영의 입에서 ‘라비앙 로즈’ 한국어 가사가 흘러나왔다. 후지 TV 개국 이래 초유의 사건이다. 이 사실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먼저 팬덤 내외부의 염려가 불식됐다. ‘프로듀스 48’은 한국 음악방송이 만든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한일합작으로 진행된 탓인지 여기서 탄생한 그룹의 정체성이 무엇이냐는 소소한 구설수가 있었고, 인터넷 음지에서는 일본 측 총괄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의 정치성향에 관한 억측이 유포됐다. 그러나 한일 외교가 악화되고 일본 우익세력이 한류 보이콧을 외치는 가운데, 아이즈원의 소속사 오프더레코드와 AKS는 흔들림 없이 협약을 이행해 일본 진출을 성사했고, 국민 각계각층이 시청하는 보수적 무대에서 한국말로 노래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그 어떤 전례보다 케이팝 그룹의 이미지를 공공연히 각인하며 출발한 것이다. 이는 일각의 구설수에 관한 가장 본질적이고 명료한 대답이다. 또한 한일 기획사 양측이 이 프로젝트에 따른 한국 내부 상황과 정서를 인지하고 있으며 그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다고 읽힌다.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story_kr_5c0a1418e4b0b6cdaf5da9b9
저 기사의 내용에 전부 동의하는건 아니지만 어느정도 타당한것 같아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