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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7-15 07:51
[MV] 뮤직비디오 한편이 완성되는 과정(스압)
 글쓴이 : dwijip
조회 : 1,604  

일단 제 소개를 하자면 영상 제작하는 일로 먹고 사는 사람이고, 영상 만드는 일이 재미있고 좋은데 운좋게도 그런 쪽의 직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지만 이상과 현실의 갭이 있다보니, 내가 정말 만들고 싶은 영화나 뮤직비디오나 스포츠 콘텐츠 쪽 일로는 먹고 살기에 애로사항이 많더군요.  제 현재 상황을 쉽게 말하자면 재미없는 영상들 만들고 돈벌어서 그 돈으로 재미있는 영상 만드는 데에 쓰고 있습니다. 해야하는 일하고 남는 시간에 온라인이던 오프라인이던 인연이 된 인디 뮤지션들 뮤직비디오나, 아직 유명하지 않은 운동선수 프로모션, 단편다큐 같은걸 주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원래 알고 지내던 기타리스트 형님이랑 이번에 만들게 된 뮤직비디오 제작과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1. 시놉시스 쓰기 

프로젝트마다 다르지만, 뮤직비디오 특성상 아주 자세하게 내용을 서술한 대부분 시나리오는 필요가 없기 때문에 A4 한장에서 두장짜리 시놉시스를 기본으로 시작해서 제작과정을 시작합니다 


2. 트리트먼트 작성 

시놉시스가 이미 내용을 모두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가 없을 것 같지만, 시놉시스의 내용을 시각적 예를 들어 설명할 수 있고. 뮤직비디오 제작에 많은 시간과 많은 돈을 투자해야하는 아티스트에게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해줘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인디 뮤직비디오는 거의가 열정페이나 무페이로 촬영팀을 꾸려야해서 이 분들에게도 하나하나 찾아가 설명하고 시간을 투자해달라는 부탁을 할 때에 요긴하더라구요 


3. 홍보용 포스터 제작 

사실 뭘 찍기도 전이라 실제로 쓸 포스터 라기 보다는 다같이 으쌰으쌰 하자는 의미로 소셜미디어에 쓰일 용도 


4. 스토리보드 제작 

전문 스토리보드 아티스트들이 보면 코웃음 칠 실력이지만, 이것도 제작비 절감을 위해 형체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만 해서 직접 그립니다. 원래 시놉시스에서 서술한 아이디어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샷 사이즈랑 앵글 등을 조절하는데 현실적으로 촬영이 어려울 것 같은 샷 들은 이 단계부터 미리미리 수정 들어가구요 


5. 의상제작 문양 조사 

이번 뮤직비디오는 컨셉 상 문양을 넣은 상의를 제작 하기로 했는데 왠지 한국 전통 문양을 이용해서 하고 싶어져서 여기저기 뒤적거려보니 한국문화정보센터라고 나오더군요. 홈페이지 가보면 한국 전통 문양을 디지털화 해서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는데 이전 정부 때 였던거 같은데 이런 일도 했었구나 하고 쪼금 놀랐음, 어쨌든 고맙게 참고자료로 사용함 


6. 문양 일러스트 작업 

여러가지 패턴 조합한 샘플 만들어서 비교 


7. 문양 합성 

대략 이런 느낌일까? 라는걸 보기위해 포샵질 


8. 가죽상의에 밑그림 + 기본 흰색 코팅 

처음에는 나도 내가 이걸 손으로 그리게 될 줄 몰랐습니다, 그냥 일러스트 작업만 하고 어디 공장에 갔다주면 기계실로 다 박을 수 있겠지 라고 쉽게 생각했는데 막상 견적을 받아보니 제가 원하는 디자인이 너무 복잡해서 기계실로 박음질해서 제작하는게 너무너무너무 욕나오게 비싸고 심지어 싸구려로 비닐 프린트하는 것도 가성비가 별로여서  결국에는 울며 겨자먹기로 손수 다 그렸습니다, 대학 졸업 이후로 붓을 처음 잡아 본듯 


9. 상의 제작 완성 

내가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사람인지, 커스텀 가죽 자켓 제작하는 사람인지 헷갈릴 정도로 오래 걸렸지만 결국에는 완성함. 

나중에 때 타고 벗겨지지 말라고 투명 코팅까지 발라서 완료 


10. 장소 섭외 조사 

어두컴컴하고 왠지 음산한 뉴욕의 뒷골목의 느낌인 장소를 머리속에 그리며 , 싸게 구할 수 있고, 촬영에 필요한 스모크를 낼 수 있는 장소여야 했고 촬영허가가 날 수 있는 장소를 찾아 삼만리. 구글어쓰에서 며칠동안 살다시피 하면서 현재 지금 살고 있는 도시의 골목길은 다 가본듯, 마음에 드는 곳 몇군데를 추려서 연락하고 찾아가봄 


11. 촬영 장소 답사

아주 컨셉에 들어맞거나 마음에 백프로 드는 곳은 골목은 아니었지만 싸게 빌릴 수 있고 주택가랑 떨어져 있어 발전기와 스모크를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곳 이여서 이곳으로 정했습니다. 옛날에 와인을 숙성시키는 건물이 타서 없어지고 그 구조물 중에 남은 벽을 그대로 둔 것이라 하네요 


12. 촬영 당일 준비

미리 촬영 장소 도착해서, 오랜만에 만난 뮤비 주인공 형님이랑 재회하고, 싸게 사온 선글라스를 무광 스프레이로 칠함. 

유광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촬영하면 카메라가 비춰보이기 때문에 이렇게 처리하고 촬영 해야 했네요 


13. 그린스크린 설치 

대형 그린스크린 설치 및 조명 테스트 


14. 퍼포먼스 촬영 

그린스크린 치우고 기타리스트 분 퍼포먼스 촬영 

뭔가 지난 몇달동안 준비해온 여러가지들이 한데 모아지고 카메라에 내가 원했던 장면들이 담기기 시작할 때에 그 기분은 뭐라 말로 형언 할 수가 없습니다. 그날 하루밖에 기회가 없으니 뭔가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시원섭섭 하기도 하고, 준비과정에서 투자한 노력이 보상 받는 느낌도 드는 듯 


15. 가편집 

촬영이 끝나면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가편집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 현장에서 있었던 특이사항 같은것도 자세하게 다 기억나고 개인적으로 찍으면서 느낌이 좋았던 샷들을 따로 빼서 골라 놓기가 좋은 것 같네요. 더 큰 프로덕션에서는 샷노트라는 걸 작성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데, 편집자에게 촬영 현장에서 감독이 말했던 걸 그대로 다 전달하는 역할을 해주기도 합니다  


16. 그린스크린 편집 

그린스크린 샷들은 따로 그래픽 작업을 오랜기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것들만 따로 빼서 가편집을 또 해봐야 합니다. 실수가 없었는지 이대로 작업을 진행해도 되는지 편집을 해봐야 답이 나와서. 이 단계에서 재 촬영이 필요하거나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다행이 이 경우에는 모든게 무난하게 촬영되어 있어서 큰 문제 없이 다음단계로 진행했습니다 


17. 후반작업 그래픽 요소들 수집 

그린스크린이 있었던 공간을 내가 상상하던 골목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여러가지 과정을 거치는데 그중에 제일 처음은 뼈대를 이룰 텍스쳐 이미지를 만들고 구석구석 디테일을 이루어줄 각종 이미지 수집 및 포토샵 작업. 이때는 이삭줍기 하는 심정으로 열심히 아이템을 줍줍해 가져와서 조합해보고 버리고, 다시 만들고 수정의 수정을 반복했습니다 


18. VFX  작업 

계속 이걸 대보고 저걸 대보고 하면서 조합과 수정을 반복하다가 그나마 마음에 드는 벽을 만들어서 그린스크린 샷에 합성해 넣어봅니다 

1차 합성을 해보고 나서 중간편집을 해보니, 퍼포먼스 샷들에는 스모크가 많았는데 그린스크린 샷에는 전혀 없어서 어색해서 디지털로 스모크랑 조명이 새는 효과까지 추가하고 나서야 조금 볼만해졌네요. 뒤 벽에 박힌 창문 속 네온사인과 윗쪽 가로등을 껏다 켰다 할 수 있게 에펙에서 컨트롤러 설정 


19. 파이널 컷 / 색보정 

그래픽 작업이 끝난 샷들을 바꾸어 넣고 마지막 편집까지 마친 이후에 색보정을 하는데, 이 때 보통 색보정 작업은 인물의 피부톤이랑 화면의 나머지 부분을 나누어서 합니다. 그래야 피부톤을 해치지 않으면서 화면의 색감을 내가 원하는 느낌으로 조정 할 수 있거든요. 원래 색보정 단계에서 이 두가지를 나누는게 은근히 시간 많이 잡아먹고 노가다였는데 다빈치 리졸브라는 프로그램 덕분에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20. 엔딩 크레딧 

엔딩 크레딧 

보통 뮤직비디오에 크레딧을 잘 넣지 않지만, 이 경우에는 프로젝트 하나만 보고 시간을 써준 스탭들에게 아주 조금이라도 감사표시하기 위해서 일부러 넣었습니다  


완성된 뮤직비디오


아직도 읽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있다면 스크롤 한다고 고생하셨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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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a 19-07-15 08:13
   
Image 중에 Funtwo 라고 되어있는데, 혹시 예전에 캐논 변주곡으로 유명했던 그 분이신가요...?  모자쓰고 역광으로 촬영된 비디오로 당시로는 드문 백만을 넘는 조회수로 유명했던것 같던데... 그분이 맞으면 정말 반갑네요.
     
dwijip 19-07-15 18:54
   
이렇게 자세히 기억하신다니 제가 다 반갑네요. 그 분 맞습니다, 저도 그 당시 기타를 치고 있던 때라 유튜브를 통해 알고 있던 기타리스트였는데. 나중에 같이 작업하게 되어서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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