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 김복동, 우리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할 이름이다.
영화 ‘김복동’(송원근 감독)은 여성인권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였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1992년부터 2019년 1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투쟁했던 27년 간의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일본 정부는 현재까지도 위안부 문제에 대해 역사 날조라 주장하며 여전히 사죄를 하지 않고 있다. 또한 지난 2015년 피해자는 배제된 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가 진행돼 모두를 분노하게 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여기에 맞서 90세가 넘는 나이에도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일본의 만행을 공개하고, 공식적인 사죄를 요구했다. ‘김복동’에서는 김복동 할머니의 이같은 행보를 화면에 담았다.
24일 오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는 ‘김복동’의 언론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송원근 감독은 김복동 할머니를 주인공으로 삼은 것에 대해 “단순히 피해자로의 삶만 살다 가신 것이 아니라 인권, 평화 활동을 하셨다. 오히려 할머니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던 것이 할머니가 암 말기였다는 것이었다. 그 때 처절하게 싸워온 할머니는 무엇을 찾고 싶었는지 그것을 찾고 싶어서 영화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잃어버렸던 시절을 할머니가 잊고 있었다가도 돌아가시기 전 다시 한번 만나고 싶었을텐데 자신의 마지막 활동에서 보이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복동 할머니를 곁에서 계속해 지켜본 미디어몽구 김정환 씨는 “할머니를 곁에서 지켜보며 인상적이었던 것이 저를 손자로 생각해주셨다. 항상 할머니께서 가지고 계셨던 무게감을 남겨놓고 손자와 할머니로서 생각해주셨다. 정말 많이 챙겨주셨다. 캠페인에 다녀오시면서도 선물도 사주시고, 필요한 것을 말하지 않아도 알고 사주셨다.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병상에서 할머니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진짜 살고 싶어하셨다.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죽기 싫다고 하셨다. 그 말씀을 들을 때 가장 가슴이 아팠다. 영화를 보면서도 할머니가 보고 싶다”고 눈물을 보였다.
영화에는 배우 한지민이 내레이션으로 참여했고 주제곡 ‘꽃’은 가수 윤미래가 가창, 로코베리가 작사·작곡을 맡아 함께했다. 송원근 감독은 한지민의 내레이션 참여에 대해 “한지민 씨가 김복동 할머니와 함께 ‘기억의 터’ 1주년 행사에 참석했다. 영화를 준비했던 중 행사에 참석하신 모습을 봤었고, 그것을 계기로 전화를 드려 기획 이야기와 내레이션 참여 의사를 여쭸다. 한지민 씨 측에서 흔쾌히 참여해주셨다”고 말했다.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대표는 “이것을 한일 간의 정치적인 문제로 계속 몰아간다면 어떤 거래라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 거래, 담합 이런 방식으로 해결되는 것은 우려하고 반대하는 목소리를 계속 해왔다. 그렇게 몰아간 것이 일본 정부였다고 생각하게 된다. 여성 인권 문제, 일제 식민지 문제 청산, 평화 등의 문제로 생각한다. ‘김복동’을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 분들이 많이 보셨으면 좋겠다. 한국 분들이 느끼시는 책임감, ‘우리는 할머니가 치열하게 싸울 때 어디 있었나’, ‘피해 당사자들이 해외를 여러번 다니며 싸우고 몸부림치고, 정부 대표들을 만나서 인권 외교를 할 때 정부는 무엇을 했나’와 같이 자신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셨으면 좋겠다. 질문을 던진다는 것은 그만큼 내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김복동’ 영화를 통해 각자가 책임감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고 영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한 “일본 시민들이 꼭 봐주셨으면 좋겠다. 그렇게 공격하고 피해자의 증언을 거짓말이라 하고 폄훼하는 우익들의 목소리도 ‘김복동’ 영화를 통해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복동’의 상영 수익 전액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 쓰인다. 오는 8월 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