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귀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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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됐거든요, 아빠. 나 떠날래욤
빠: 어디로 갈건데에~?
(옷장 뒤짐)
딸: ... 아프리카. 굶주리고 불쌍한 애들이 있는 곳으로 갈꺼에욤.
딸: 아빵, 저것 좀...
빠: 왜 거기로 가는 거야?
딸: 왜냐면 울 아빠는 맨날 날 야단치니까욤.
빠: 니네 아빠가 널 어떻게 야단치니?
딸: (하아~)그 사람들은 항상...그들은 맨날 날 꾸짖어욤.
(주방으로 감)
빠: 그 사람들이 누군데?
딸: 엄마랑 아빵
(코 닦음)
빠: 그사람들이 왜 널 꾸짖지?
(코 또 닦음)
딸: 왜냐면 내가 말을 잘 안들으니까욤
빠: 만일 네가 말을 잘 듣기 시작하면 어떨까?
딸: 싫어욤
빠: 와이?
(코 후빔)
딸: 그러기 싫어욤. 아프리카로 갈래염!
딸: 거기 아이들이 어떻게 굶는 보러 갈래염
딸: 그리고 나도 물도 안마시고 굶을 꺼에염.
(주방에서 나감)
딸: 그만. 그만 찍어염. 다 지우셈!
빠: 그럼 지금 뭐 할려고 그러니?
(옷장 다시 뒤짐)
딸: 내 바지 좀 꺼내 주세염.
빠: 그 다음엔? 내가 바지 꺼내주면 어떻게 할건데?
딸: 바지를 입지요
(손바닥으로 코를 문지름)
빠: 그 다음엔? 바지를 입은 다음엔?
딸: 절 아프리카로 데려다 주세욤.
빠: 나보고 데려다 달라고?
딸: 예
빠: 난 밤에 아무데도 가지 않을 거란다
딸: 그럼 택시를 불러줘요!
빠: 그러면, 택시가 널 아프리카까지 데려다 주니?
딸: 넵
빠: 음, 거기에 아무도 없어.
빠: 아프리카 가서 뭐할건데?
딸: 뭐, 뭐... 그곳 불쌍한 아이들처럼 굶주릴꺼에욤.
빠: 왜 그러려고 그러니?
딸: 그냥 (자빠져)죽으려고욤.
빠: 왜?
딸: 그 아이들이 죽는 것처럼
딸: 음...그냥 아빤...날 원하지 않잖아욤.
(옷장을 더 열어놓음)
빠: 우리가 무얼 원하는데?
빠: 다만 우린 말썽쟁이 여자아이가 싫은건데?
(옷을 꺼냄)
딸: 이거욤! 바지 좀 꺼내줘욤!
빠: 오키... 여기.
(바닥에 앉아 바지 입음)
딸: 이런 엄마, 아빠 싫어. 엄마아빠 필요없어.
딸: 세상의 모든 엄마아빠는 다 나빠.
딸: 옷 입는 것 좀 도와줘욤. 아빵!
빠: 너 지금 엄마아빠 필요없다고 말했잖아.
딸: 당장 도와주셈. 내가 떠나면 엄마아빠가 필요 없을 꺼에욤.
빠: 지금 엄마아빠가 너 옷 입는거 도와달라고?
딸: 넵. 그게 다에염.
빠: 오키, 도와준다. 마지막이얌, 아라찌?
딸: 네엡.
딸: 당근, 여긴 아프리카 사람 없어염.
(징징 짬)
딸: 그러면 나 라피 지역(핀란드북부, 러시아와 인접)으로 갈꺼에욤. 이잉~잉잉~
딸: 곰이 날 잡아머께 할꺼에욤.
빠: 라피 지역?
딸: 넵! 흐흐흑.
빠: 곰이 널 먹을거라고?
딸: 넹! 거기에 곰이 있을꺼에욤.
(바지 단추를 잠그는 중)
딸: 라피 지역... 거기 아주 추울건데.
빠: 오, 그래. 거긴 덥진 않지.
딸: 그건 갠차나요. 아빵, 옷좀 입혀주셈.
빠: 바지 멜빵을 먼저 해야쥐.
딸: 멜빵? 그럼 괜찬흘까염?
(멜빵을 어깨에 멤)
[무의식적으로 끙끙 거림]
[절 말리지 않으실꺼에욤?]
빠: 자, 이걸 안에 넣고...
딸: 뭘 넣으라고요?
빠: 네 옷을 (바지) 안에 넣어야지.
딸: 안 들어가요.
빠: 수영복 갖고 가는게 좋을 걸. 아프리카 아주 더워. 거기서 어떻게 수영할래?
(아빠가 옷을 넣어주니 딸래미가 헝헝 웁니다)
딸: 좋아욤, 수영복 주셈. 거기서 수영 할꺼임. (엉엉~)
딸: 악어가 날 잡아먹게 할꺼임. (아흐흐흑, 잉잉~)
빠: 악어가 널 먹을거라고?
딸: 넵. 거기 아이들이 잡아먹히는 것처럼요.
빠: 북극곰은? 북극곰들도 굶주려야 하니?
(딸래미, 바지 정리함)
딸: 북극곰은 벌써 먹었어욤...아이들을 많이 꿀꺽 삼켰어욤...
딸: 먹을 것 좀 주세염. 코도 풀어야 하구.
< 우리는 훗날 다같이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