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25% -> 0.75% (2020년 3월) -> 0.5% (2020년 5월~현재 : 오늘 9번째 동결 결정)
- 금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내용 -
<국외상황>
- 세계경제 회복세 강화
- 주가 상승세. 미 달러화 강세
- 장기 국채금리 상당폭 하락
<국내상황>
- 수출 및 설비투자 호조. 민간소비 회복흐름. 고용상황 개선.
- 팬데믹 재확산으로 주춤해질 민간소비, 추경집행으로 회복흐름 이어갈 것
- 올해 GDP성장률 4%대 수준 예상
- 소비자물가 2%대 중반 수준(근원물가 1%대 초반)
- 주가 및 원·달러 환율 상승
- 국고채 금리는 3년물 상승, 10년물 하락
- 가계대출 큰 폭 증가세, 주택가격 높은 오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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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오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내용인데
자세한 회의록은 2~3주 후에나 공개될 것 같습니다.
얘기가 나온 김에 이와 관련해서 제 개인적인 생각 짧게 썰로 풀어보겠습니다.
불과 한 달 전인 6월만 해도 빠르면 8월에 기준금리를 인상,
게다가 올해 안에 많으면 두 번까지 인상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였던 한국은행이
최근 팬데믹 재확산으로 인해 입장이 급변하면서
금일(15일), 금리를 현 수준(0.50%)으로 동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6월에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금의 기준금리(0.5%)는 특수한 상황에 따른 비정상적인 금리이기에
정상화(금리인상)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만,
'팬데믹 재확산'으로 인한 경기위축이 예상되기에 금리인상 타이밍을
잠시 늦춘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금리인상을 막는 요인이 '팬데믹 재확산'이라면
반대로 금리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은 본문에 노란색으로 표시한 항목들입니다.
첫째는 물가인데 4월부터 소비자물가가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제의 목표수준인
전년동기대비 물가상승률 2%를 이미 넘은 상태입니다. (4월 2.3%, 5월 2.6%, 6월 2.4%)
이 부분은 한참 불황이었던 작년동기대비 기저효과를 고려했을 때
'아직까진' 큰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경제성장률이든 물가상승률이든) 기저효과는 약해지기에
하반기에 팬데믹 확산이 어느 정도 꺾이고 한은의 예상처럼 물가 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물가안정이 최우선 정책목표인 한은의 입장에서는 금리인상 카드를
다시 만지작 거릴 수 밖엔 없을 듯 싶습니다.
둘째는 가계대출의 큰 폭 상승과 그로 인한 주택가격 상승세가 되겠습니다.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증시가 랠리를 이어온 가운데 주택가격까지 상승세로
자산시장에 거품이 많이 끼는 이른바 '금융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금융불균형이 심각할수록 향후 금리 인상 시 충격이 크고 그로 인해 경기가 크게 위축되기에
금리인상이 꼭 필요한 시점에서도 가장 걸림돌이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계대출을 조이기 위해 7월부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40% 적용이 시작되었고,
(연간 갚아야 할 대출 원금과 이자의 합이 본인 연간수입의 40%이내가 되는 만큼만 대출이 된다는
얘기죠.)
은행에 대해서도 4분기부터 최대 2.5% 추가자본을 적립하도록 하고
내년부터는 가계대출과 연계된 예보료도 최대 10%까지 할인 또는 할증 할 계획입니다.
(가계대출 늘리면 은행이 예금보호공사에 내는 보험료를 더 내야하고, 반대면 깍아줌으로써
은행이 가계대출을 줄이도록 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조치들은 과도한 가계부채 증가, 집값상승이라는 현안에 대한 대책이기도 하지만
향후 금리인상 시 발생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금리인상을 위한 사전 조치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위에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 얘기가 있는데,
국고채 10년물 금리 - 국고채 3년물의 금리 = 장단기(기간) 스프레드
...라고 부르며
이 장단기 스프레드는 향후 경기상황을 판단하는 지표들 중 하나인데
장단기 스프레드가 커지면 향후 경기전망이 좋다, 작아지면 향후 경기전만이 나쁘다
...라고 판단합니다.
본문 위 파란색 표시처럼 3년물 금리는 상승한 반면 10년물 금리는 하락했다는 건
장단기 스프레드가 작아졌으며 이는 시장에서 향후 경기전망을 좋게 보고 있지 않다는 얘깁니다.
올해 들어 한 때 장단기 스프레드가 100bp(1%) 이상까지 커졌지만(향후 경기전망 낙관)
6월말에 70bp(0.7%)까지 작아졌고, 제가 방금 확인해 보니 어제(14일) 기준으론
60bp(0.6%)수준까지 작아진 상황입니다.
즉,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투자자)에서 보는 향후 경기전망은 나빠지고 있다는 얘기죠.
원인은 팬데믹 재확산, 하반기 기저효과의 약화 예상,
미국의 경기부양축소(자산매입축소)가 앞당겨질지도 모른다는 불안 등등
여러가지 많을겁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의 결론이라고 할 수 있는 맺음말을 한 번 보겠습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1)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2)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3)국내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4)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으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은 한은의 항시적인 정책목표이기에 큰 의미가 없고,
핵심은 (2), (3), (4)가 될 듯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4) -> (3) -> (2) 역순으로 해석을 하면 한은이 하고 싶은 말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4) 팬데믹 재확산으로 인해, 경기부양을 위해 현시점에서는 완화기조 유지(기준금리 동결) 한다.
(3) 하지만 경기회복세에 (물가안정목표를 이미 넘은 상태에서) 앞으로도 물가가 계속 많이 오를 것 같고
(2) 현재 초저금리로 인한 가계대출의 큰 폭 증가와 자산버블 심화로 인한 금융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으니
팬데믹 재확산이 꺾이면 다시 금리인상을 고려할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 현재의 완화된 통화정책을 다시 정상적으로 되돌리는 작업
(시중에 돈을 푸는 자산매입 축소 ->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보다 빨리 시작할 수도 있다는
설왕설래가 많은 상황(6월 미국 소비자물가 5.4% 상승, 13년만에 최대폭 상승)에서
우리 물가 또한 계속 오름세이기에
대내외적으로 양쪽에서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많이 받아 마음이 급할 수 밖에 없는 한국은행인데
팬데믹 재확산으로 당장 기준금리를 올릴 순 없고,
현재 당장 할 수 있는건 가계대출을 최대한 줄여 금융불균형이 더 심해지지 않게
함으로써 향후(하반기?) 금리인상 시 충격(가계부채부담 증가-> 경기위축)을
최소화 하고자 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즉, 하반기엔 금리인상이 될 확률이 상당히 높은데 전적으로 팬데믹 안정화 여부에 달려 있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