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반도체 부족사태로 반도체 파운드리가 부각되고 있지만
사실 반도체 파운드리는 그렇게 돈이 되는 사업이 아닙니다.
메모리 사업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부가가치가 낮은 사업입니다.
예를 등어 퀄컴이 스마트폰용 으로 칩을 하나팔면 80-150 달러 이상 받는데
그중에서 삼성이나 TSMC 같은 파운드리가 생산비로 받는 돈은
불과 20-30달러 정도 밖에 되지않습니다.
물론 이건 최신형칩이라서 설계업체 이익 비율이 높고 파운드리 몫이 낮지만
산업 전체로 봐도 비메모리 반도체 매출액 합계가 2000억-3000억 달러 인데
파운드리 사업 전체 매출액은 500-600억 달러 정도로 비메모리 매출 전체의
25-30% 정도 밖에 안됩니다. 즉 비매모리 반도체 매출의 70-75 %의 부가가치는
반도체 설계 업체가 가져간다는 거죠.
한국이 메모리 시장에서 최고 강자라고 해도 메모리는 전체 반도체 산업에서 비중은 30% 가량이죠.
나머지 70% 의 비메모리 시장에서는 한국의 존재감은 매우 약합니다.
그나마 요즘 따라가는 건 파운드리 사업인데 이것도 20% 정도 밖에 차지 하지 못하고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는 한국의 점유율은 4% 밖에 안됩니다.
중국도 반도체 설계 분야 에서는 한국을 앞서가고 있습니다. (5%)
가장 이익이 많이 남고 산업적 의미가 큰 반도체 설계 산업에서 한국은 존재감이 없지요.
이 분야에서는 미국 일본 유럽 은 물론이고 대만이나 중국보다 밀립니다.
즉 한국의 반도체 설계 능력은 대만 중국보다 낮습니다.
대만의 미디어텍이나 리얼텍 마이크로칩 같은 이름 있는 펩리스 업체가 하나도 없습니다.
중국도 유니SOC 이나 하이실리콘 정도의 기업이 있지요.
그나마 삼성전자가 자체 수요용으로 만드는 정도일 뿐
외부에 칩을 파는 독립 설계업체는 이름없는 소규모 업체들 뿐입니다.
그나마 약간 이름있던 매그나칩도 외국으로 넘어가는 모양이네요.
그런 능력도 있고 돈도 있는 삼성전자가 칩설계 사업에
별로 열의를 보이지 않으니 발전을 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칩설계 사업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는 것도 아니고
고급인력이 많이 필요하고 돈도 많이 들기는 하지만
이게 반도체 산업의 꽃인데 한국은 잎과 줄기만 먹고 있어요.
또 메모리나 파운드리는 물리적 생산설비 에 투자를 많이 해야 하지만
반도체 설계는 게임개발업 처럼 고급인력이 제일 중요한 생산설비죠.
고급인력 고용을 늘리는데는 이보다 좋은 산업이 없습니다.
우리가 이름을 아는 대부분의 반도체 업체들은 다 반도체 설계업체 들입니다.
A MD, 엔비디아, 퀄컴, TI , 브로드콤, 미디어텍 등등...
우리나도 이제 메모리나 파운드리 같은 "제조" 중심의 공장 산업만 투자하지 말고
"설계" 와 "판매" 중심의 반도체설계 산업에 도전해야 할 때라고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