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임팩트=이상우기자] 국내 대표 방산기업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수장이 이달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복수의 방산업계 관계자는 11일 "강구영 KAI 사장이 6월에 물러난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후임으로 최병로 한국방위산업진흥회(방진회) 상근부회장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고 전했다.
강구영 사장은 공사 30기 출신으로 공군참모차장과 합동참모본부 군사지원본부장을 거쳤다. 예비역 공군 중장으로 예편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해인 2022년 9월 KAI 사장에 올랐다.
KAI 사장 후보군에 거론된 최병로 부회장은 육사 38기 출신이다. 수도군단장과 육군사관학교장을 역임했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 친윤 인사다. 윤석열 정부의 국방 실세인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과 육사 동기이기도 하다. 지난해 4월 방진회 상근부회장이 됐다.
강구영 사장 임기는 2025년 9월까지다. 아직 1년 3개월이나 임기가 남은 셈이다. 그럼에도 6월 교체설이 도는 이유는 KAI 인도네시아 악재 때문이라는 게 방산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KF-21 전투기 개발 분담금을 약속한 1조6000억원이 아닌 6000억원만 내겠다고 한다. 게다가 인도네시아 기술자들이 KAI 기술을 유출하려다 적발되는 사고가 올해 초에 터졌다"며 "강구영 사장만의 잘못은 아니지만 우리 정부로서는 사업, 보안 관리 실패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도 6월 교체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인도네시아 분담금 포기 사태에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KAI 사장 교체 카드를 만지작거린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며 "심지어 정부가 KAI와 다른 국내 방산업체들에 1조원을 충당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된다"고 했다.
KF-21 사업은 2015년부터 2026년까지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한국형 전투기를 공동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KF-21 제조사가 국내 유일의 완제기 제조사인 KAI다. 당초 전투에 필요한 무장을 제외한 KF-21 개발비 8조1000억원을 우리 정부, KAI, 인도네시아가 60%, 20%, 20%씩 분담하기로 합의했었다.
최병로 부회장이 KAI 지휘봉을 잡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방산업계에서 나온다. 방산 전문성과 비즈니스 경험이 부족한 전직 육군 장성을 KAI 사장에 앉혀선 안 된다는 의미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글로벌 위상을 높이고 있는 K-방산의 발전을 주도할 역량을 갖춘 검증된 전문가가 KAI 사장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최기일 교수와 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지난 2월 임명된 육군 장성 출신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이 방산 전문성이 부족해 조직을 이끄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면서 "전문성을 보유한 인물에게 방산 당국과 업계 수장을 맡겨야 한다"고 했다.
석종건 청장도 육사 45기다. 제35보병사단장,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 전력기획부장을 지냈다. 예비역 육군 소장으로 예편했다.
6월 교체설의 신빙성에 의문을 표하는 이도 있다. KAI 사정에 밝은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강구영 사장이 물러날 수 있다는) 말이 도는 건 맞지만 아직 풍문 수준"이라며 "설령 사장이 바뀐다 한들 KAI는 상장사여서 이사회와 주주 총회를 거쳐야 한다. 빨라야 올 하반기에나 새 사장이 취임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