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생산과 투자도 위축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제조업 생산은 전 분기보다 0.5%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이 직전 분기보다 줄어든 건 2020년 4분기(―4.9%) 이후 5개 분기 만이다. 지난해 제조업 불황이 이어졌지만 전 분기 대비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내내 증가세를 유지했다. 게다가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 생산 역시 1분기 0.3% 감소했다. 반도체는 지난해 2분기부터 생산 증가 흐름을 이어왔지만 3개 분기 만에 증가세가 꺾였다. 설비투자 역시 1분기 1.2% 감소했다. 기계류(―0.4%)와 운송장비(―3.7%) 모두 투자가 전 분기보다 줄었다.
1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이 1.3%를 보인 것과는 대조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1분기 0.5% 줄어든 제조업 생산은 한국은행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발표하면서 함께 내놓은 숫자와는 크게 차이가 났다. GDP 발표 당시 제조업 생산은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통계청 조사의 경우 조사 대상 업종 등이 GDP 통계보다 범위가 협소해 전체 경기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한은 숫자가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소비, 생산, 투자 등 산업활동 위축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하반기(7∼12월)로 갈수록 고금리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 소비와 투자가 침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도 하반기 들어 증가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해 수출 증가율은 1,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로 10% 넘는 감소세를 보이다가 4분기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연말로 갈수록 기저효과로 증가율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