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반알못이라고는 했지만 완전 알못은 아니고요
그렇다고 전문 용어를 구사해가면서 설명할 전공자는 아닙니다.
하지만 반도체 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군에서의 경쟁관계에 존재하는
일반적인 원리로 삼성파운드리와 TSMC 사이의 경쟁구도에 대해 설명드립니다.
아시다시피 파운드리는 꽤 오래 전부터 TSMC가 압도적인 1위를 지켜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삼성파운드리가 시장에 단순히 '진입'하는 것을 넘어
1위인 TSMC와 경쟁하고 이기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앞선 미래 공정에 선투자하는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EUV를 이용한 노광공정에 공을 들인 것이고 이제 서서히 그 과실을 거두어들일
단계에 도달해 있습니다. 비교적 최근 TSMC가 EUV장비를 많이 사들이고 상대적으로
삼성의 구매 댓수가 작다보니 EUV도 삼성이 뒤쳐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만 삼성은 TSMC보다 앞서 많은 물량을 사들였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ASML로부터 EUv장비 도입에 적극적이었고 물량확보 경쟁에서
삼성은 훨씬 앞서 있었습니다.
그 결과 공정기술 개발이나 생산라인 구축에 있어 삼성이 앞서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렇다면 왜 삼성은 더 빨리 TSMC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일까요
1. 레거시 공정이 생각보다 오래 존재하면서 이익을 발생시키고 있다..
신기술이 나오면 구기술은 빨리 도태되고 신기술로 넘어가야 하는데
전자산업 전체에서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AP나 기타 SOC 제품들은 미세공정에 대한 도입이 빠르고
경쟁 또한 심합니다. 이는 한정된 배터리 용량에서 더 오랜 사용시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전성비가 중요하고 전성비는 미세공정 적용 칩일수록 좋습니다.
또한 모바일 기기의 한정된 내부 공간에 퍼포먼스 향상을 위해
가능한 많은 리소스를 우겨넣기 위해서도 미세화로 인한 부피 감소는 필수지요
그런데 전자기기에는 모바일 기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격적으로는 저렴하고 전력 소모에 둔감한 일반 기기도 있지요
이런 기기들은 생산단가가 더 중요합니다.
또한 일반 전자기기에서는 전성비에 대한 욕구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습니다.
전원을 배터리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레거시 공법이 여전히
효용가치를 유지하는 이유입니다.
TSMC는 해당 분야에서 오랜 업력을 가진 회사인지라 레거시 공법에서 최첨단 공법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회사입니다. 매출에 있어 점점 미세공정의 비중이 올라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레거시 공법에 따른 매출도 굳건하죠. 최근에는 자동차 전장 수요까지
폭증하다보니 수명은 더 오래 연장될 것 같습니다.
2. 폭넓은 거래처
짬밥입니다.
3. 후공정 등 전반적인 경쟁력 우위 - 이 부분은 삼성도 많이 따라잡았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4. 국가의 사활을 건 지원
한국에게 야금야금 다 빼앗긴 대만은 마지막 남은 파운드리만큼은 절대 빼앗기지 않겠다는
민관산 혼연일체의 수호의지가 있습니다.
기업간의 경쟁이라기보다는 대만 vs 삼성의 대결구도입니다.
앞으로의 전망
중장기적으로 봐도 여전히 TSMC의 우위는 유지될 것입니다. 삼성에게 쉽게 빼앗기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압도적 우위는 불가능합니다.
어떤 산업군이든 경쟁체제에 있을 때 소비자가 유리합니다. 따라서 파운드리를 소비하는
팹리스 기업들이 한쪽만 밀어주는 따위의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습니다.
최첨단 공법에서 삼성의 거친 도전을 받고 있고 상당부분의 세어를 삼성에게 내어줄 것입니다.
한편 레거시란 것도 상대적인 개념인 만큼 14나노 10나노가 레거시 공법이라 불릴 때쯤이면
6:4 정도의 비율로 TSMC의 시장 세어 우세가 점쳐집니다.
최첨단 공법만 국한해서는 삼성의 우위도 가능한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