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중국 장쑤성 우시 공장에 반도체 초미세공정 핵심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배치하려고 했지만, 중국 군사력 증대를 우려하는 미국의 반대로 좌초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주요 외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미국 정부의 반대를 넘을 수 있느냐가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 공장에서 D램 칩의 절반가량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전세계 D램 생산량의 15%에 해당한다.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 IC도 우시에서 파운드리 설비를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월 초 약 4조7500억원을 들여 10나노급 미만 반도체 생산을 위해 네덜란드 ASML사의 EUV 노광장비를 구매하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대중국 견제로 네덜란드 정부는 2019년 6월 이후 ASML사의 E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반대는 중국의 군사력 증대에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가 때문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자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나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수출할 때는 반드시 승인을 받도록 해 사실상 반입을 막아왔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초에는 미국 정부의 요구에 따라 삼성전자, 대만 TSMC, 미국 마이크론 등 다른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함께 미 상무부에 반도체 공급망 자료를 제출하기도 했다.
미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SK하이닉스의 EUV 장비 중국 반입을 허용할 것인지 묻는 말에 언급을 거부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다만 한 당국자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중국군 현대화에 쓰일 수 있는 최첨단 반도체 개발에 미국과 동맹국의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막는다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외신은 “SK하이닉스가 EUV 장비로 공정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비용 절감과 생산 속도 개선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다”면서 수년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삼성전자나 미국 마이크론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이고 미중 갈등의 또 다른 희생자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